기사 (23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가수 오디션 가수 오디션 어느 케이블 방송국에서 가수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노래실력을 공개 심사하는 생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가수가 되기를 꿈꾸며 수개월에 걸쳐 예비심사를 받았고 이제는 줄이고 줄여서 몇 사람만이 살아남은, 말 그대로 서바이벌게임이어서 그 긴장과 흥미가 더해가고 있다. 옛날에 있었던 가수 등용문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대중음악 전문가인 심사위원들에게만 그 결과를 맡기지 않고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이 직접 투표하여 많은 부분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대중과 인기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홍성고등학교 교사) | 2010-10-08 11:23 아버지와 딸 아버지와 딸 '우아한 세계' 란 영화를 다시 보았다. 밥벌이의 수단으로 조직폭력배의 생활을 하는 한 가장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감명 깊은 부분이 있어서 다시 볼 생각을 했었다.책 읽기가 그렇듯이 영화 또한 볼수록 내용이 풍부해지고 숨겨 논 의미가 살아나 보는 재미가 컸다. 감탄을 금할 수 없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였다. 연기자들이 마치 조직폭력배의 한 사람인 것처럼 숨을 쉬고, 밥을 먹고, 장난을 쳤다. 대본을 쓴 사람이 조직폭력배였을까? 아니면 조직폭력배들 속에서 살아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일까? 어쩌면 그렇게 소름 끼치도록 사실적인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홍성고등학교 교사) | 2010-09-17 13:51 기차 안에서 기차 안에서 천안에서부터 기차를 타고 오는데 좀 앉아 있자니 외국 어린이들이 탔는지 유창한 영어소리가 들렸다. 얼마나 부드러운지 실바람소리 같이 감미롭고 여렸다. 그러나 누군가와 상대를 하여 대화를 하는 소리 같지는 않았다. 간간히 우리말이 섞여 외국 아이들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말하자면 영어가 입속에 그득히 고여 저절로 흘러나오는 소리였다.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영어 소리가 신기하기도 하고 자꾸 귀에 걸려 돌아다보니 열 살도 안 된 남자애 둘과 여자애 하나가 보이는 것 생각나는 것을 영어로 번역하며 놀고 있었다. 그렇다고 도회지의 영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홍성고등학교 교사) | 2010-08-27 16:30 용봉산 바위 용봉산 바위 해가 긴 이번 여름에는 아내와 산에 오르며 몸 관리를 해보자는 것이 제일 큰 과제였다. 아내가 작년에 위험한 고비를 넘겼기 때문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잘 따라 나서지도 않고 움직이는 것을 귀찮아하던 아내가 된통 혼이 났는지 운동을 밥 먹는 것보다 더 중요시하고 이제는 아예 앞장을 선다.처음에 산에 다닐 계획을 세우면서는 가까운 산을 중심으로 남산과 용봉산, 월산을 번갈아 가며 다닐 생각을 하였었다. 그러나 용봉산에 몇 번 가 보고나서는 다른 산에는 가고 싶지 않다면서 아내가 용봉산만을 주장했다. 그 이유가 첫 째는 둥글둥글하고 따듯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홍성고등학교 교사) | 2010-08-06 14:35 인왕제색도 인왕제색도 얼마 전에 서울에 볼 일이 있어서 갔다가 아들의 얼굴이나 보고 오려고 전화를 했다. 아들은 마침 내가 있던 곳 가까이에 있다면서 경복궁 앞에서 만나자고 했다. 전화를 끊고 10분도 채 안 돼 아들이 만면에 웃음을 띠고 내 쪽으로 걸어오는 게 보였다. 서울생활에 익숙해지는지, 한결 여유가 있어 보여 좋은데, 아들이 성큼 성큼 걸어와 내 팔에 제 팔을 끼고는 큰길 쪽으로 갔다. 안하던 짓이었지만 친밀감의 표시려니, 그대로 끌려가는데 키가 작은 내가 매달려 가는 꼴이어서 누가 보더라도 참 우습겠다 싶었다. 아들과 도착한 곳은 인왕산이 환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홍성고등학교 교사) | 2010-06-25 16:47 동창회 동창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노래가 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라는 동산의 추억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매기는 먼저 세상을 떠난 작곡자의 아내라는 것도 그 때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먼저 하늘나라로 간 아내를 그리며 젊은 날 행복했던 때를 추억하는 노래인 것이다.은 중학교에 올라가면 제일 먼저 배우는 노래이기도 했다. 박박 머리에 일본식 검은 제복을 입을 때의 일이다.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매기 같이 앉아서 놀던 곳/ 물래 방아 소리 들린다 매기 내 사랑하는 매기야/ 동산 수풀은 우거지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홍성고 교사) | 2010-06-11 11:47 꼬이는 날 꼬이는 날 초등학교 적 친구가 아들 장가를 보낸다고 연락이 와, 정해진 시간보다 1시간 일찍 집을 나섰다. 바람을 쐬고 나서 결혼식을 보면 좋을 것 같아서였다. 때는 만물이 생동하는 봄, 온 천지가 연두 빛 물감을 흘려 놓은 듯 연두 빛이 흘러 넘쳤다.하객도 많았다. 초등학교부터 줄줄이 동창생들에다가 봄나들이 삼아 나온 사람들까지 다른 결혼식보다 두 세배는 많은 것 같았다. 주례사는 아쉽다 싶을 정도로 짧고 간결했다. 오히려 신랑 신부의 자축 놀이가 길고도 지루하게 이어졌다. 신랑 신부의 친구들이 떼 지어 축가를 부르더니 이번에는 신부가 직접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홍성고 교사) | 2010-05-24 14:12 달래를 캐다 달래를 캐다 볕이 좋은 날, 이웃에 사는 후배가 달래나 캐러 가보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사 온지 얼마 안 되어 아직 정들 새가 없었는데도 마음 씀이 엽엽한 게 고마운 생각이 들어 우선 대답부터 해 놓았다. 모처럼 화창해진 봄날에 봄 들판으로 나들이를 간다는 것은 꿈꿔 오던 일이기도 했다.뜻밖의 제안에 마음이 들떴다. 몇 번이나 해보리라 마음먹었던 일이었지만 젊은 날에는 쑥스러워서 못했던 일이었다.후배와 도착한 곳은 후배의 고향집 뒷산이었다. 언젠가 한 번 와 봤던 것 같기도 한데 계절은 모든 것을 새롭게 바꿔 놓고 있었다.후배는 서슴없이 겅중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홍성고 교사) | 2010-05-11 13:51 봄의 환(幻) 봄의 환(幻) 올 봄 날씨는 유난했다. 심술궂은 사람의 심사처럼 종잡을 수 없이 하루가 다르게 변덕을 부렸다. 문을 열면 봄이 와 있을 것 같은데, 어서 마음을 내려놓고 싶은데 밖엔 눈이 쌓여 있곤 했다. 시골생활이 좋다고 멀찍이 이사를 한 친지는 봄눈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하게 생겼다고 울상이었다. 신문과 TV에서는 연일 폭설로 고립된 차량들과 산간지역 사람들의 생활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러다가 도로 한겨울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혼란스러울 정도였다.무엇보다도 기분 나쁜 것은 서북쪽에서 날아와 하늘을 덮는 황사였다. 그 찐득한 것은 물로도 닦여 문화일반 | 전망성(화가, 홍성고 교사) | 2010-04-26 13:05 오지호의 오지호의 오지호의 은 참 따듯하다. 햇빛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색채와 질감이 달콤하고 따스하다. 유화의 기름과 물감의 끈적이는 맛이 마치 크림이나 설탕물처럼 부드럽고 달콤하다.뿐 아니라 그의 그림들 대부분이 강하거나 격정적이기 보다는 조용하면서도 따스한 분위기를 담고 있다. 이런 특징은 그의 인품에서 비롯된 것으로 선비집안 가풍의 영향일 것이다.에는 햇빛뿐만이 아니라 그림자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그림자가 푸른색으로 표현되어 있어 따스하면서도 차가운 느낌을 준다. 아마도 이 그림을 그린 계절이 이른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홍성고등학교 교사) | 2010-03-22 12:01 푸쉬킨의 '삶' 푸쉬킨의 '삶' 생활이 그대를 속이더라도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멀지 않아 기쁨의 날이 오리니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그리고 지난 것은 그리워하느니라국민학교 3학년 때 어느 여름날이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우리 집 누추한 방에 유리 액자가 하나 걸려 있었다. 누나가 걸어 논 거였다. 검정 바탕에 봄꽃이 만개한 산골 풍경이었던가? 내 머리는 그림으로 기억하기를 좋아하는데도 이상하게 이것만은 그림은 기억이 나질 않고 시만 기억이 난다.앉은뱅이책상 위에 걸려 있는 그 액자는 나의 유일한 위안이었다. 매일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갈산고등학교 교사) | 2010-02-19 16:20 거북마을 사람들 거북마을 사람들 이번엔 거북마을 할머니 애기를 써야겠다. 지난 가을 들렀을 때 뵈었던 할머니 말이다.언제나 그렇듯 마을은 인적 하나 없이 조용했고 벌 나비만 꽃을 옮겨 다니며 욍욍거리고 있었다. 전에는 없던 메밀꽃이 새로웠고 백일홍은 색색으로 많이도 심어 놓았다. 한참이나 돌아다녀도 누구 하나 참견하지 않는 곳이 거북마을이다.수령 500년은 됐을 느티나무는 이 마을의 수호신. 나무 아래에 서면 온 마을이 다 보인다. 평상에 앉아 콩을 까던 할머니, 약초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던 아저씨도 느티나무 아래에서 만났었다. 어느 해인가는 벌초 나온 분들의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갈산고등학교 교사) | 2010-02-08 15:45 눈 오는 날에 눈 오는 날에 올해 들어 가장 춥다는 날 수은주는 영하 십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예전에는 훨씬 더 추울 때도 많았는데, 이만한 걸 가지고 야단법석인가 싶다가도 과연 춥기는 추웠다. 보일러를 한껏 올려도 외풍이 있는지 등이 시려오면서 덮을 것을 찾느라 두리번거리니, 그동안 얼마나 온화한 겨울을 보냈는가를 실감하는 날씨였다.그날 밤 서해안에 많게는 10cm까지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가 이어졌다. 눈이 쌓여 있다면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리라. 작정을 하면서 작년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 휴교를 했었고, 연락을 늦게 받아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갔다가 되돌아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갈산고등학교 교사) | 2010-01-25 11:49 화구박스와 스웨터 화구박스와 스웨터 우리집 아이가 '수능'을 보고 나서 하는 소리가 우선 '알바'를 하고 싶다는 거였다. 직장을 잡기라도 하는 듯 주민등록 등본을 뗀다, 자기 소개서를 쓴다, 면접을 본다. 수선을 피우고 나가서는 해가 지도록 연락이 없다가 밤이 되서야 전화가 걸려 왔다. 버스를 타려면 2시간을 한데서 기다려야 하니 데리러 와 달라는 거였다. 무슨 일을 밤까지 시키느냐고, 들이는 시간이며 교통비며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겠다, 투덜대며 눈발이 흩날리는 밤길을 달려 아이를 데리러 갔다. 아이는 대뜸 불평부터 털어놓았다. 채용도 안 할 거면서 왜 핑계를 대고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갈산고등학교 교사) | 2010-01-18 17:16 어떤 자매들 어떤 자매들 얼마 전 경주에 갈 일이 있어서 천안에서 기차를 탔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보니 통로 건너편에 여자분 넷이서 마주보고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재미있는지 눈을 떼지 못하고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들이 모녀사이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그들이 자매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많게는 20년 정도 차이가 날 것 같은데 네 사람은 어린아이들처럼 장난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다고 큰 소리를 내거나 주위 사람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언니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갈산고 교사) | 2009-12-04 15:15 용봉산에 가다 용봉산에 가다 이번에는 용봉초등학교 쪽에서 올라가보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늘 수련원을 지나서 용봉산에 오르곤 했다. 그래야만 용봉산에 가는 줄 알았고 그 길에서 만나는 이미지들로 용봉산을 그리고 있었다. 습관이라는 게 그랬다. 오며가며 용봉초등학교 앞마당에서 관광버스며 등산객들을 보면서도 그 길이 산에 오르는 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용봉초등학교 앞 공터에는 이미 등산객을 싣고 온 버스들로 만원이었다. 버스들은 새벽부터 달려 왔을 것이다. 등산로 초입에 맨드라미와 감나무, 그리고 색색의 백일홍이 말간 햇빛에 목욕을 하고 있었다. 나는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갈산고 교사) | 2009-11-16 11:41 능소화 능소화 몇 해 전 고향에 가는 길에, 지금은 고인이 된 당숙을 뵈러 갔을 때 당숙이 그러셨다. "자네가 능소화 뿌리를 좀 구해다 주게. 중풍에 그게 좋다는 군." 당숙은 그 때 중풍으로 쓰러져 오랫동안 누워 지내던 끝이었고 연세까지 많으시니 당숙의 자식들은 물론 나도 당숙이 다시 일어나리라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당숙이 농민신문에 밑줄까지 그려 놓으셨다가 나에게 말씀하신 걸 보면 그냥 해보는 소리만은 아닐 것이었다. 그 말씀을 들으며 얼른 생각나는 게 내가 사는 동네에 헌집을 부수고 새로이 집을 짓고 있는 이장님 댁이었다. 이장님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갈산고 교사) | 2009-10-30 17:04 언체인드 멜로디 언체인드 멜로디 70년대에 신인가수를 뽑는 '전국노래자랑'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었다. 가수가 되고 싶은 나는 그 프로그램을 흥미진진하게 보곤 했다. "어제 노래자랑 봤니? 단발머리 고등학생이 노래 진짜 잘 하더라. '언체인드 멜로디'라는 외국 곡이었는데 심사위원들이 놀래더라니까!" 아무데서나 노래 연습을 하는 나를 볼 때마다 장난을 걸어오던 친구가 그날은 진지한 얼굴로 물어왔다. "아니! 보지 못했는데." 그렇게 말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어물어물했던 것은 우리 집에 TV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처럼 '다시보기'나 '내려받기'를 할 수 있는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갈산고등학교 교사) | 2009-10-12 09:30 하나님 발자국 하나님 발자국 "저~기 하나님 발자국 있다~" "하나님 발자국??" 무엇을 가지고 하나님 발자국이라고 할까? 하나님이 아무 곳에나 나타나나? 아무튼 천둥같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뭔가 어마어마한 것을 상상하며 찬이 뒤를 졸랑졸랑 따라갔다. 찬이는 열 살 적 내 친구다. 엉뚱하고 허풍이 심했지만 착하고 순했다. 찬이의 허풍이 외로움에서 생겨난다는 것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남들 다 다니는 초등학교도 1학년까지만 다니다 말았고, 엄마가 돌아가셔서 아버지하고만 살았다. 아버지가 보통 때는 얌전하고 말이 없었지만 술을 드셨을 때는 동네가 떠나가게 큰소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갈산고등학교 교사) | 2009-08-28 14:05 보덕사 가는 길 보덕사 가는 길 덕산에서 가야산 가는 길은 참으로 한가롭고 호젓하다. 산을 오르지 않더라도, 길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삶 바깥쪽의 여유와 유장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계절을 따라 꽃들이 줄이어 피어나고, 길가 텃밭에는 가지며 오이, 고추 등이 조롱조롱 매달려, 그 누군가가 땀흘린 삶의 작은 결실인 것만 같아 대견하다. 그 중 제일경은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저수지의 물비늘이다. 그 반짝임의 오묘한 리듬을 보고 있노라면 천상의 속삭임이 저럴까 싶다. 겨울날 아침나절, 먹이 사냥을 나온 천둥오리들의 모습은 또 어떤가! 얼음장을 밟고서 햇빛 마중을 문화일반 | 전만성(화가, 갈산고등학교 교사) | 2009-08-14 08:33 처음처음12다음다음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