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훈 시인, 동시집 ‘살고 싶은 우리 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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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훈 시인, 동시집 ‘살고 싶은 우리 집’ 출간
  • 한기원 기자
  • 승인 2021.05.0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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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훈 시인(홍성 노동문학관장)이 5월 어린이달을 앞두고 국내 최초로 공단 마을 어린이들을 다룬 동시집 ‘살고 싶은 우리 집’(푸른세상, 94쪽, 1만3900원)을 출간했다.

눈 닿는 곳마다 고층 아파트 단지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르고 그곳에서 풍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만 있는 것 같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 한 켠에는 단칸 셋방에서 가난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이 동시집에서 시인은 화려한 거리에서 한 발짝 들어가면 보이는 공단 마을 골목길에 살고 있는 우리의 이웃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용접일 하다가 다친 남편 대신 공장에서 일하다가 손가락을 다친 아줌마, 집 나간 엄마를 기다리며 해지도록 골목길에 앉아 있는 친구, 직업병으로 고생하다 하늘나라에 가버린 친구의 아빠…. 우리 주위에는 이렇게 힘겹게 살아가는 가난한 어린이들이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이들은 추운 한겨울 동안 목을 따뜻하게 감싸 주는 노점상의 이천 원짜리 털목도리에 포근한 온기를 느끼기도 하고, 단칸방 방바닥에 책과 도화지로 살고 싶은 우리 집을 만들면서 희망을 품기도 한다.

정세훈 시인은 “우리 사회가 1960년 말 전국에 산업공단이 조성된 후 60여 년 세월이 지난 현재까지 공단 마을 어린이들에 대한 동시집이 나오지 않아 이를 안타깝게 여겨 작심하고 이들에 대한 동시 작업을 했다. 2019년에 펴낸 ‘공단 마을 아이들’엔 공단 마을에서 살고 있는 화자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담아냈지만, ‘살고 싶은 우리 집’은 화자의 시야를 좀 더 넓혀 공단 마을에서 살고 있는 화자의 이웃과 동무, 주변에 대한 이야기까지 담았다.”고 말하고, 또 “이로써 생전에 꼭 펴내고 싶었던 공단 마을 어린이들에 대한 동시 작업을 모두 마무리하게 됐다.

이 동시집이 열악한 환경에서 가난하고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무한한 희망과 용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아울러 이 세상 모든 어린이들에게 빈부를 초월해서 서로 돕고 살펴 가며 아름답게 더불어 살아가는 길잡이가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시인이며 평론가인 안양대 맹문재 교수는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연탄불처럼 따듯한 온기를 나누어 주는 이 동시집은 우리 어린이들이 모두 친구가 되어 더불어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길잡이가 되어 준다”며 “우리나라의 동시단에서는 처음으로 보여주는 작품 세계여서 동시 문학사 차원에서도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정세훈 시인은 1955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났다. 소년노동자가 되어 소규모 공장에서 노동자 생활을 하던 중 1989년 노동해방문학과 1990년 창작과 비평에 작품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2019년 10월 10일, 국내 최초로 노동과 노동문학의 참된 가치와 얼을 현대는 물론 후대에 전하고 심어주기 위해 문화예술 종교 민중 노동 법조 등 각계 100여 명이 참여한 노동문학관 건립위원회를 발족, 위원장을 맡아 고향인 홍성 광천에 노동문학관을 건립, 2020년 8월 15일 개관했다.

열악한 공장 작업환경으로 인해 발병된 진폐증으로 투병하는 등 온갖 고난 속에서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시집 ‘손 하나로 아름다운 당신’, ‘맑은 하늘을 보면’, ‘저별을 버리지 말아야지’, ‘끝내 술잔을 비우지 못하였습니다’, ‘그 옛날 별들이 생각났다’, ‘나는 죽어 저 하늘에 뿌려지지 말아라’, ‘부평 4공단 여공’, ‘몸의 중심’, ‘동면’, ‘당신은 내 시가 되어’ 등과 장편동화집 ‘세상 밖으로 나온 꼬마송사리 큰눈이’, 포엠에세이집 ‘소나기를 머금은 풀꽃향기’, 시화집 ‘우리가 이 세상 꽃이 되어도’, 동시집 ‘공단 마을 아이들’, 산문집 ‘파지에 시를 쓰다’, 그림동화 ‘훈이와 아기제비들’ 등을 간행했다. 

제32회 기독교문화대상과 제1회 충청남도 올해의 예술인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홍성 광천의 노동문학관 관장과 동북아시아문화허브센터 충남지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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