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들, 책과 함께 문화를 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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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들, 책과 함께 문화를 누리다
  • 최선경 기자
  • 승인 2013.01.1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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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센터, 오는 13일 다문화작은도서관 개관

국제결혼 이주여성 및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다문화작은도서관 '우리함께'가 오는 13일 문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홍성이주민센터(대표 유요열)는 홍성읍 오관리 (구)서울학원 건물 2층에 다문화가정 자녀와 이주노동자를 위한 다문화작은도서관을 마련했다. 개관식 대신 오는 13일 오후 2시~6시까지 도서관 개관과 후원을 위한 일일찻집을 열고 지역민들을 초대한다.
 
이번에 개관하게 되는 다문화작은도서관은 충청남도 임춘근 교육위원의 관심으로 홍성군과 충청남도의 후원을 받아 80㎡규모의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 또한 홍성군의회 이상근 의원이 발의한 '작은도서관 설치 및 운영 지원에 관한 조례'에 의해 올해 운영비 약간을 지원받는다. 필리핀·베트남·중국·캄보디아 등 아시아 여러 나라의 책과 함께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이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열람실과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이 마련돼 있다.

다문화작은도서관은 겨울방학 중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진행 및 아시아 문화 소개, 부모와 함께하는 책 읽기, 나라별 자조모임, 국제결혼 이주여성 취미모임 등 다양한 교육과 활동도 펼친다. 도서관은 월요일과 국경일을 제외한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 다문화도서관'우리함께'유요열 관장

■ 도서관을 개관하게 된 취지는
지난 2003년부터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한글교실을 열어왔다. 한국어교육을 오래 하다 보니 한계가 드러났고 결국 본인 스스로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주여성들에게는 책을 읽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는 엄마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작은도서관'을 만들게 됐다. 또 이주노동자들도 휴일이면 PC방이나 기웃거릴 것이 아니라 도서관에 와서 책도 읽고 사람도 만나는 그런 문화공간이 필요했다. 이번 도서관 개관으로 지역사회가 다문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딱딱한 도서관이라는 개념보다 차도 마시고 수다도 떨고 모임도 갖는 북카페 형식의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 어떤 운영계획을 갖고 있는지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자원봉사자들이 도서관을 자율적으로 관리· 운영한다. 우선 어린이들을 위해 '엄마나라 동화책 읽어주기'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화~목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이주여성들이 직접 나서 중국어, 영어, 필리핀어로 동화책을 읽어준다.
또 한 달에 한번 각 나라의 '나라축제'를 열 것이다. 먼저 4월엔 캄보디아 축제를 소개할 예정인데, 캄보디아는 4월에 신년이 시작돼 우리나라의 설날과 같은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이밖에 각 나라의 영화 보기 등 지역주민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이주여성들의 열의가 매우 높다. 자신들이 직접 앞장 서 자기 나라의 도서들을 모아 기증했다. 도서관이 자리 잡기까지 많이들 찾아와 주길 바라며, 현재 자원봉사체제로 운영이 되므로 여러 영역에서 일손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비치된 도서가 많이 부족하다. 각 나라의 도서를 기증받고 있다. 지역 주민들도 관심을 갖고 나라별 도서 모으기에 힘을 보태 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군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노동자들도 문화를 누려야 할 사람이라는 점에 공감해야 한다. 이들을 통해 오히려 우리의 문화가 풍성해질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다.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의 '다른 문화'라는 시선이 아니라, 함께 문화적 혜택을 누리자는 의미로 도서관 이름을 '우리함께'로 정했다. 도서관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자리를 잡게 되면 다문화도서관은 언젠가는 독립해서 이주민 스스로 운영할 수 있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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