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며 자연을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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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며 자연을 바라보다
  • 모영선<생태학교 나무 이사장·주민기자>
  • 승인 2013.05.25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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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볕에 푸르름을 뽐내는 봄이다. 하늘을 바라보면 나뭇가지사이에 핀 꽃들이 바람을 타고 꽃비가 되어 나의 얼굴을 감싸 앉는다. 간지러움에 땅에 시선을 주면 야생화들이 어여뿐 미소로 나를 반겨주는 봄이다. 어느 순간부터 주변을 바라보지 못하고 하나의 목적지를 향하여 달려가는 모습에 자연(自然)은 우리에게 '잠시' '천천히'라는 말을 건내는 듯하다.

자연이라는 단어는 친숙한 듯 하지만 우리 인간에게 어떠한가? 자연! 자연은 인간이 약 200만 년 동안 정붙이고 살았던 본거지이며 고향이다. 오랜 시간 인류는 풍요로운 숲에서 정신적인 나약함과 육체적 질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해왔다. 이러한 효과의 유효성은 오늘날에도 많은 학자들에 의해서 연구되고 실증되고 있다.
이때, 많은 연구자들은 인류의 기원과 역사·환경이 인간의 유전자에 각인되어있다는 윌슨(Wilson)의 '바이오필리아(Biophilia)'가설에 바탕을 두고 연구한다. 바이오필리아란 인간이 바다나 산에 가면 말로는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평온함, 어머니의 품과 같은 느낌, 바로 그것이다.

특히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면 아이들의 신체발달과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자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은 집중력결핍·과잉행동장애 증상이 줄어들고 인지 능력이 높아지며,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대한 저항력도 증가한다는 새로운 연구보고도 있다. 자연놀이 전문가인 로빈 무어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려면 자연환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연에서 놀이와 학습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모든 감각이 균형적으로 발달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연에서 여러 가지 감각을 동시에 사용하면 '지적인 성장에 필요한 인지구조'가 형성되며, 자연의 재료들을 이용한 창의적인 공작활동이 상상력을 증대시킨다고 한다. 이러한 자연속에서 활동의 효과 때문인 시대의 트렌드가 힐링(Healing)이 되고 있다. 그 중에서 걷기가 지리산 둘레길과 제주도의 올레길로 우리나라에 열풍처럼 불고 있다.

걷기에 대해 예견한 `나는 걷는다'의 저자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인간은 걷는 동물로 태어났지 운전하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다"라며 "걷기는 신체기관을 단련시켜 건강을 유지해주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라고 했으며, 다비드 르 브르통은 '걷기 예찬'에서는 "걷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놓는 것이다.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 찾는다" 라며 걷기에 대해 극찬하고 있다. 걷기를 통해 자연을 느끼는 주말을 맞이하며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 다면 좋겠다.

이번 주말 지역주민들과 함께 오감을 열고 남산과 보개산에서 일어나는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껴보자. 충령사 주변의 샛노란 양지꽃과 다양한 야생화를 보며 봄을 느끼고, 숲길을 따라 걸으며 애기똥풀의 아름다움과 초록의 나뭇잎 사이의 만개한 꽃들과 햇볕을 바라보며 '5월이구나!'라는 감탄의 찬사를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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