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중'에 '성죽' 그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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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중'에 '성죽' 그려야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3.05.26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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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대나무 그림을 그리기 전 가슴 속에 이미 대나무 그림을 담아둬야 한다는 '흉중성죽(胸中成竹)'이란 말이 있다. 대나무를 그리기에 앞서 완성형을 가늠해 봐야 오차를 최소화해 실수 없는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일의 계획 단계에서는 수많은 구상이 있을 수 있지만 일단 실행에 옮긴 이상 완성에 오차가 있어서는 안 됨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홍성군이 각종 전시관이나 기념관 등을 건립해 운영하는 과정을 보면 대나무를 실제로 본 적도 없는 사람이 붓과 종이부터 사재기한 것처럼 보인다. 막대한 금액을 투입해 각종 전시·홍보·체험관을 건립했지만 감동을 줄 만한 기획력과 콘텐츠가 없는데다 사후 관리도 부실해 외지 관람객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곳이 허다하다. 비단 이러한 상황은 홍성군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동안 지자체들이 앞 다퉈 추진해온 전시관, 박물관, 홍보관들 가운데는 관람객들로부터 외면 받는 '무용지물'로 전락한 사례가 적지 않다.

지자체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으로 관련 예산 부족을 꼽는다. 이로 인해 시선과 발길을 끄는 사업을 전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여기에 쓰이는 돈을 불필요하게 취급하는 주민과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식견과 인식 전환도 요구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자치단체장이 면밀한 검토 없이 치적으로 건립해 놓고 개관 후에는 방치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또 어떤 경우가 예산을 낭비시키지 않고 주민들에게 유용한 시설이 되는지도 고민해야 한다. 전시·홍보 시설은 활용이 관건이다.

예산을 지원하는 지자체와 관련 전문가·주민 대표 등이 협력하는 운영 시스템을 갖춰 시설의 콘텐츠 개발과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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