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네이밍을 활용한 휴먼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휴먼브랜드는 '사람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재미있는 개념에서 출발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우리 주변에는 하루에도 수백여개의 브랜드가 생겨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지만 휴먼브랜드는 개인의 명성과 그를 따르는 추종자들의 충성도를 바탕으로 수명을 이어가고 있다.
휴먼브랜드의 확산 속에 특정 인물을 브랜드화한 인물축제도 늘어가고 있다. 남원의 춘향제나 진주의 논개제, 장성의 홍길동축제, 강릉의 율곡선생제, 영월의 단종문화제 등 인물축제는 지역의 역사적 인물을 브랜드로 만들어 지역 정체성을 정립하고 관광자원화를 꾀하고 있다. 충남지역에서도 아산의 성웅이순신축제가 전국적으로 관심을 모으는 인물축제로 꼽히고 있다. 많은 역사 인물을 배출한 홍성에서는 그동안 만해 한용운 선사를 기리는 만해제가 매년 개최되어 왔다.
홍성의 대표적인 축제인 내포문화축제가 지난 2011년부터 지역 역사인물을 재조명하는 인물 축제로 전환돼 열리고 있다. 인물 축제로 전환한 내포축제의 성공여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역사문화의 고장인 홍성을 알리는데 기여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올해는 다음달 26일부터 4일간 무민공 최영장군과 매죽헌 성삼문 선생을 주제로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역사인물로 힐링하다'라는 주제 아래 최영장군과 성삼문 선생의 삶과 업적을 기리면서 마음과 몸을 치유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콘셉트다.
역사 인물을 주제로 한 휴먼브랜드형 인물축제는 여러 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을 정도의 네임밸류를 지닌 역사인물을 부각시키고 재조명함으로써 지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지역 통합을 이룰 수 있다. 역사인물을 배출한 고장으로서의 이미지를 널리 알리는 기회도 만들 수도 있고 역사인물의 삶과 업적을 통해 그들의 정신을 후대에 계승 발전시키는 교육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이같은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역사인물 축제는 부정적인 효과도 만만치 않다. 그중 하나가 역사인물을 관광상품화함으로써 촉발될 수 있는 문화 변용이다. 존경받아야 할 위대한 역사적 인물을 전문적인 고증을 거치지 않은 채 흥미위주로 만들 경우 문화의 변질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희화적인 인물캐릭터 상품 개발 등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역사인식과 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다. 특히 내포문화축제는 지난 2년 동안 김좌진 장군과 한용운 선사를 재조명하는 축제로 열린데 이어 올해는 최영 장군과 성삼문 선생을 주제로 열린다. 다른 지역의 인물 축제처럼 한사람의 휴먼브랜드를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집중 조명하는 형태와는 사뭇 다르다. 자칫 흥미 위주의 겉핥기식 인물 조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앞으로 한달여 후에 개최되는 홍성 내포문화축제는 내년까지 2년에 걸쳐 지역 역사인물의 두 번째 이야기를 풀어낸다. 2015년에는 4대 인물열전으로 승화시킬 계획이다. 내포축제가 휴먼브랜드를 앞세운 차별화된 인물축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역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만 지역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흥행에도 성공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내포문화축제의 성공은 곧 지역 브랜드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