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새집 달기, 48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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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새집 달기, 48만원
  • 모영선<생태학교 나무 이사장․주민기자>
  • 승인 2013.11.2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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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새집은 대규모 개발이나 산림 벌채에 의해 자연림이 소실되어 둥지를 틀지 못하는 수동성(受動性) 새들을 위해 1875년 독일에서 처음 고안되었다. 이후 새들의 번식과 산림해충방제에 커다란 효과가 나타나자 세계적으로 널리 전파되었다. 둥지 틀 나무를 잃은 새들에게 안전한 서식 환경을 제공하는 일을 반드시 필요한 자연보호활동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인공새집 달기 활동에 대해 다소 무관심한 상황이다. 최근 (사)한국조류보호협회 홍성군지회와 홍성생태학교 나무는 갈산초등학교와 용봉초등학교에서 '학교 숲 새집 달기'와 '남산 숲 활동'을 통해 새집달기 교육을 무료 진행하고 있다. 이 교육 과정에서 반드시 나오는 질문은 "인공새집을 다는 것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홍릉 숲에 인공새집 10개를 설치한 뒤에 해충 구제 효과를 분석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어미 새가 새끼 새에게 하루 동안 먹이는 곤충의 수가 197~490여 마리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한 쌍의 박새와 열 마리의 새끼가 거주하는 새집을 한 가구로 치자면 가구당 연간 평균 125만 마리의 곤충을 먹는 셈이다. 산림의 곤충 중 15%를 해충으로 추정할 때 새집 한 가구당 1년간 평균 18만7500 마리의 해충을 먹어 치우는 것이다. 이정도 수의 해충을 방제를 통해서 없애려면 대략 48만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즉, 인공새집 한 개당 48만 원정도의 방제 비용이 절감되는 것이다.
새집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료이다.  방부목이 아닌 천연나무를 사용해야만 새들이 산란을 할 수 있다. 방부목은 약품으로 처리를 하기 때문에 새들이 들어오지 않는다. 입구의 크기 또한 신중해야 한다. 숲에 거주하는 새에 따라 크기를 달리해줘야 하는데, 진박새와 쇠박새의 인공새집 입구는 직경 2.7~3cm, 박새 3.5cm, 곤줄박이 4cm, 오색딱다구리 5cm 정도로 만들어야 한다. 완성된 인공새집을 설치할 때는 남쪽방향으로 2m정도 높이에 설치하되, 나무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제작과 설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인공새집의 관리다. 새들이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를 해주어야만 보금자리로서의 기능을 다 할 수 있다. 우선, 번식 중인 인공새집에 접근은 가급적 피한다. 포란 및 육추기에 인간의 간섭은 박새류의 번식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번식 후에는 인공새집의 내부를 청소해 주어야 한다. 새집 안에는 번식기 동안에 남긴 많은 둥지재료나 배설물 등이 남기 마련이다. 이것들을 치워주지 않으면 다음해엔 새들이 인공새집을 이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번식이 끝난 인공새집을 깨끗하게 청소해 줌으로써 야생조류가 다시 인공새집을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청소는 번식이 끝난 그 해 가을부터 새들이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전인 초봄 이전에 완전히 끝마쳐야 한다. 이런 점에 주의하면서 홍성의 숲과 새를 위해 인공새집을 만들고 달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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