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지원센터의 희망찬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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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지원센터의 희망찬 첫 걸음
  • 맹다혜<주민기자>
  • 승인 2014.02.27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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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학교급식지원센터에 취직하여 출근을 하고 있다. 3월 3일 첫 급식 시작을 앞두고 좀 바쁘긴 하지만 그 와중에 농사는 져야 한다며 하우스 2동에 방울토마토를 정식해 두었다.
쉬는 날 하루에 한 동씩 혼자서 심고 나니 아주 뿌듯했다. 2월 중순에 정식하였는데, 그즈음에 심는 방울토마토는 수막이나 비닐 터널을 설치해서 보온을 잘 해줘야 한다. 매일 챙길 수도 없어서 고민하던 중 아는 분이 그냥 못자리 부직포를 토마토 위에 덮어두면 된다고 하셔서 그렇게 심어봤다.
다행이 이불을 덮은 토마토는 얼지도 않고 쪄죽지도 않고 잘 살아있다.
3월 한 달간 일이 좀 바쁠 테지만 안정이 될 때쯤이면 토마토 순 따주고 유인줄에 매달아주는 일이 딱 맞게 닥치겠다 싶어 나름 기분이 좋아있다.
출근을 하다 보니 10여년 전에 귀농이란 게 하고 싶어서 귀농학교에서 밤새 미친 듯이 일했던 생각이 난다.
또다시 그렇게 일하고 있는 나를 보고 있다 보면 그냥 참 웃긴다. 하기는 이런 비웃음은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렇게 일 할 줄 알았다면 그냥 도시서 똑같이 일하고 돈이나 많이 벌지 뭐하러 이러는가 하는 생각이 안들 수 없었다.
돈이나 많이 벌어서 늘 날 걱정하는 가족들 맘이나 편하게 해 드릴걸. 아마 귀농하신 분들 중 한번쯤 이런 생각 안해보신 분 없으실 것이다. 그만큼 농촌도 그렇게 살기 편한 곳은 아니란 얘기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요즘엔 비웃다가도 심각한 회의감이나 불평불만이 들지 않는다. 드디어 이 쯤되면 포기의 단계로 들어간 것이다.
이제 와서 모든 것을 되돌려봐야 손해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농사경력도 이력서에 들어가기는 하는 ‘경력’이기 때문이다.
포기하니까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그냥 이렇게 일하다가 늙는 거지 별거 있나, 5~6년 뒤면 벌써 마흔이 되는데, 할 일이 많고 게으르게 살고 있진 않으니 그거면 된 거 아닌가 한다.
특히나 다행인건 출근하면서 배우는 게 많다. 언제나 이 농촌이란 동네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궁금한 나에게 여기는 일하는 것보다 배우는 게 더 많은 곳이라 좋다. 이일이 정말 잘 되어서 늘 어디다 파는 게 걱정인 농부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학교 아이들도 어디서 뭘 쳤는지 모르는 농산물을 먹고 있었다. 그래도 자기 자식을 그 동네 학교에 보내고 있는 부모농부들이 농사지은 것을 먹는 일인데 얼마나 좋은 일인가 싶다. 그런 일에 힘을 보탤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뿌듯하고 바빠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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