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삶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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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삶의 선택
  • 심재선<도예가 ·주민기자>
  • 승인 2014.11.03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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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예술가들을 특이한 집단으로 보는 선입관이 있다. 뭔가 엉뚱하고 별나다고나 할까. 사실 좀 그런 면도 있는 듯하다. 각자 직업군에 따른 특징이 있듯이 예술분야도 각 영역별 특징이 있다. 크게 성격을 나누자면 혼자 작업을 하느냐, 여러 명의 구성원들이 모여서 하느냐에 따라 다르고 메세지 전달의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서도 조금씩 차이가 나는 듯하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기본적으로 예술가는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뚜렷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듯하다.

얼마 전 서울 도심에서 팝아티스트 이하 작가의 다분히 정치적으로 보일 수 있는 작품 살포(?) 퍼포먼스가 있었다. 나로서는 꽤 흥미롭고 흥분되었다. 머리에 꽃을 꽂은 대통령을 수배, 미친 정부라는 내용의 포스터를 도심에서 뿌린 후 경찰에게 연행되었다.

필자는 이하 작가의 작품에서 자신의 작품의 완성이 단순히 포스터를 그리고 뿌리는 것만이 아니라 경찰에 연행되고 난 후에 일어나는 사건들까지가 작품의 연장으로 어포던스(Affordance 행동유도성) 개념이 적용된 퍼포먼스라고 생각했다.

어포던스는 1977년 제임스 깁슨이 처음 사용한 개념으로 어떠한 행위를 하도록 환경과 상황으로 인해 직관적으로 인지하여 객관적 판단으로 어떤 행위와 연결 지을 수 있는 태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어떤 문을 열 때는 이것이 밀어 여는 문인지 손잡이를 돌려서 열리는지는 대부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디자인 된 것이다. 이것은 유형의 오브제(objet 물건,객체)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무형의 행위에도 적용되어 이하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인쇄하여 높은 건물에서 뿌리는 것으로 자신의 작품을 알리고 이후의 경찰에 연행되어 대중적 이슈를 유도하고 자신이 생각한 메세지 전달 방식까지 스케치한 것이 아닐까.

작가들이 작품을 구상하면서 많은 고뇌를 하게 되는데 자신이 표현하고자하는 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 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과거 인간과 관련된 사회의 모든 현상들이 한 가지의 큰 지휘 체계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다.

허나 현대에는 집단적 사상의 체계와 개개인이 추구하는 가치관의 다변화로 인해 복잡하고 예측 할 수 없는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이 전통적으로 미를 추구하던 예술에도 변화를 주었고 현대의 젊은 예술가들은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 적응하며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과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을 표현하고 인간 내면의 숨겨져 있는 욕구들을 끌어내는 실험적인 작업들을 하며 현 시대를 그려가고 있다.

이들은 추구하는 가치가 부나 명예, 안정된 삶보다는 자신이 꿈꾸는 세상을 만들고 나와 나의 삶을 지키는 일이 아닌가 싶다. 마왕 신해철이 낳던 곳으로 돌아갔다. 사회의 민감한 부분에 대해 소신 발언과 그의 음악에서 전달해주는 메세지는 그가 예술가의 삶을 살며 고민했던 흔적들을 느끼게 해준다. 그도 역시 젊은 시절 그가 꿈꾸는 세상을 위해 조금은 특이한 삶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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