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업자 재계약 승인 2년간 위탁연장
기존 업자 재계약 승인 2년간 위탁연장
계약조향 삭제하며 업체 혜택 제공 논란
군의 생햄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사업 활성화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위탁운영 재계약을 승인하고 사업이행보증까지 면제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군 농업기술센터 2층 회의실에서 류순구 부군수와 관련 과장, 민간 전문가 등 9명의 심의위원들은 ‘2014년도 생햄 및 가열햄 생산공장 심의위원회’에서 현재 위탁운영중인 서부충남고품질양돈클러스터사업단(주)행복(이하 사업단)의 재계약을 승인했다.
이날 생햄 사업에 대한 위원들의 지적이 이어졌으며, 사업자조차도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송기옥 청운대 교수는 “사업에 대한 발전성이나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투자된 것은 많지만 아무것도 생산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병국 의원은 “국내 생햄 선두주자로 출발했지만 시험생산에 그치는 수준에 불과하고 이제는 후발업체들에 밀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수십억을 투입하고도 부진이 이어지자 관련 부서에서는 뒤늦게 사업성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황성순 축산과장은 “유럽에서는 자연방식으로 건조하지만 우리는 별도의 비용을 투입해 건조하고 있는데 경쟁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생햄은 소비층도 적은데 소비를 많이 할 수 있는 다른 상품에 대해서 활성화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업단 측은 생햄 판매 활성화를 위해 기존 생산시설을 리모델링해 현재 몇 달에 한 번씩 제품을 출하하는 시스템에서 매달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지만 스스로도 사업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위탁사업자 윤영우 단장은 “브랜드 활성화와 생햄의 안정적인 판매를 위해 꾸준히 생산할 수 있게 생산시설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판매가 활성화돼 생산량이 늘어도 생햄 숙성을 위해 항온항습비용이 상당해 수익을 맞추기 어렵다”며 사업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생햄 사업이 적자에 허덕이자 사업을 시작한 군은 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형국이다. 류순구 부군수는 “생햄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해 늘 지적을 받는 등 현재는 계륵 같은 사업이 됐다”며 “업체에서 판매목표를 제시하고 수지를 맞출 수 있게 노력해 달라”고 요구했다.
사업자를 비롯해 심의위원들 사이에서도 생햄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음에도 사업방향 변경이나 구체적인 경영개선책이 없이 재계약을 승인해 형식적인 평가에 그쳤다. 더욱이 위탁 운영 계약서를 개정하며 기존 계약서상에 있던 사업이행보증 조항을 삭제해 논란을 일으켰다.
해당 조항은 위탁업자가 경영운영자금 및 수선충당금 2억원에 해당하는 보증금 혹은 보험증권을 군에 제출할 것을 정하고 있다. 윤길선 농업기술센터소장은 “위탁업자측에서 자비로 시설물을 투자해 군에 기부채납하고, 성실하게 사업을 이행하고 있어 경영개선을 돕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병국 의원은 “특혜 논란을 빚을 수도 있고 업체에 책임성을 부과하고 만일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사업이행보증은 꼭 필요하다”며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나머지 심의위원들이 모두 찬성해 원안대로 통과돼 사업이행보증을 면제키로 했다.
심의위원회를 마친 후 윤영우 단장은 “축산물의 명품 브랜드를 위해 생햄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이 작아 생햄으로 수익을 내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가열햄만 집중했다면 성과가 났으리라 생각하지만 지금처럼 생햄에 계속 비용이 나가다보니 사업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군의 생햄 명품화 사업은 지난 2006년 새우젓을 사용해 토굴에서 발효시킨 토굴햄 연구개발 사업으로 시작해 이후 농림수산식품부의 신활력사업비 58억원을 포함해 총 70억8000여만원이 투입된 대규모 사업이다. 지난해에는 생햄 21㎏을 판매해 420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등 참패를 겪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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