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특구, 홍성군 유기농의 고급화로 이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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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특구, 홍성군 유기농의 고급화로 이어지길
  • 맹다혜<곰이네농장대표 ·주민기자>
  • 승인 2014.11.10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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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 중소기업청에서 지정하는 지역특화발전특구에 홍성군이 유기농 특구로 지정되었다는 얘기로 시끌시끌하다. 근교농업을 추구하는 농업군으로서의 홍성군이 제대로 된 컨셉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과, 드디어 유기농 농사지으시는 분들과 유기농업의 가치가 재조명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반갑기 그지 없다.

사실 홍성군 하면 떠오르는 주력작물도 없고, 인근 지역 주력작목의 힘이 너무 세다 보니 농업 쪽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 몇 년간 하우스 농사를 지으면서 가락시장 등의 시장에서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는 채 널뛰는 가격을 그대로 맞아야했던 것들을 생각해보면 지역 자치단체의 농산물 마케팅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할 수 있었다.

도대체 홍성군의 주력작목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으나 늘 답이 없었던 것 같다. 원인은 나 혼자 결론 내리기로, 오랜 시간 동안 축산을 해온 분들이 농업의 주축이었기 때문에 그분들이 생각하는 돈의 단위와 원예작목 하시는 분들이 생각하는 돈의 단위가 다르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축산에 비해서 채소는 푼돈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축산이 많이 무너졌지만 그렇다고 애써 이런 푼돈 되는 일을 굳이 할 마음도 안 생긴다. 더군다나 이미 돈 되는 작물은 인근 시군에서 막강한 노하우를 가진 뒤였다. 홍성군 하면 그래도 유기농을 알아주는데, 유기농의 철학이나 원리, 가치에 대해서는 쳐주지 않고, 오히려 무농약보다 못한 취급을 받고 있는 상황들, 그간 못생긴 유기농산물도 그 가치를 쳐주며 받아주던 생협들도 괜한 경쟁논리를 들이대며 변해버린 탓에 생산물에 대한 유통이 늘 불안해보였다.

그래도 큰 악재가 될 것이라 여겼던 KBS 유기농의 진실 편에서 오히려 어설프게 친환경농업을 하는 부류들을 1차로 걸러주게 되었고, 이번에는 홍성군이 유기농특구로 지정되었다. 잘 활용하면 홍성군의 농업 컨셉이 잘 잡혀서 농업인들이 농산물을 생산, 유통하고 판매하는데 더 좋은 환경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특히 친환경농산물과 유기농은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유기농을 단순히 농약과 비료를 덜 치거나 안 친 친환경농산물로 생각하기에는 담지 못하는 철학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순환에 대한 철학, 생산된 농산물의 결과인 양과 모양을 떠나서 그 과정을 중시하는 농업인의 마음들이 그것이다. 평소에 돈도 안 되는데, 그냥 나처럼 영양제 치고 비료 치고 농사지으라고 지역 유기농 하시는 분들한테 함부로 말해왔지만 그건 인정해주지 않는데 뭐하러 고생하느냐는 뜻이었다. 아무튼 특구라는 의미는 그 지역의 어떤 산업이 발전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완화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무슨 새로운 보조사업이 내려오는 것은 아니지만, 성장 동력이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전국 최초의 유기농 특구 지정이란 사실이 적어도 유기농산물 생산, 가공, 유통하는 시장에서는 홍성의 유기농업하시는 분들께 안전장치가 되어주길 바랄뿐이다. 어디까지나 지역단위의 농산물 마케팅은 그 물건을 파는 상인들을 편하게 만드는 일이다.

상인들이 이거 어디 무엇이다 라며 자기네 고객에게 말하기 좋은 꺼리를 만들어주는 것. 때문에 홍성하면 유기농이 떠오르고, 그 유기농의 가치가 전국의 소비자들의 머리에 인식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에 주력해야 한다. 홍성의 그런 시작이 또한 전국에 진짜 유기농을 하시는 분들의 가치와 철학을 고급화 할 수 있는 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유기농이니 아무나 못 사먹는 비싼 농산물 만들자는 얘기가 아니라 유기농의 철학 자체를 고급스럽게 만들며, 그것을 하는 농부들의 마음을 함부로 무시하지 못하도록 고급화 하자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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