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특히 어머니는 많은 해를 끼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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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특히 어머니는 많은 해를 끼치는 사람이다.
  • 변승기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4.11.2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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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칼럼의 제목은 다소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느낌을 갖게 할 수도 있다. 대부분 아이에게 가장 많은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하면 어머니라고 알고 있는데 도리어 해를 끼치는 사람이라고 해놨으니까 말이다.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면 가장 중요한 대상은 어머니다.

모든 종(種)은 일정기간 어머니(보호자)가 없으면 살 수가 없으니까 어머니가 가장 중요한 대상이고 그 대상이 원하는 대로 익숙해지게 마련이다. 이것은 종(種)이 생존을 위해 생물학적으로 프로그래밍이 된 부분이면서 무조건적이다. 어린아이는 어머니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성장한다.

엄마가 젖을 주기 때문에 아기의 배고픔을 해결해 주고 그로인해 엄마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며, 그 결과 불안감으로부터 느껴지는 긴장감도 사라진다. 이런 경험이 누적됨으로써 엄마가 자신의 모든 욕구를 지체 없이 충족시켜 준다는 사실을 유아는 저절로 학습하게 된다.

만약 인간, 특히 어린 아이에게 중요한 대상인 어머니가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인간의 애착을 연구한 존 볼비(John Bowlby)라는 학자는 실험과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한 사람을 다른 사람과 연결시키는 근본적인 유대관계가 붕괴된다.

강한 정신적인 고통과 고뇌, 즉 갈망과 비참함, 분노에 찬 저항, 절망, 냉담, 위축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애착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공간이론이다. 즉,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가까이 있으면 기분이 좋고 멀리 떨어져 있으면 불안하거나 외롭거나 슬프다.

애착은 보고 듣고 안음으로써 조정이 되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보면 내 영혼이 고양되고, 그 사람이 다가오는 소리는 즐거운 기대를 갖게 한다. 안기고 내 피부에 닿는 그 사람의 피부를 느끼면서 따뜻하고 안전하며 위안을 받는다. 즉, 느끼면서 같이 기쁨을 누릴 것이라는 설레임 섞인 기대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학교 안과 밖에서 비난 받을 행동을 보이는 학생을 ‘문제학생’이라고 하는데 이 단어부터 바꿨으면 좋겠다. 학교 밖 청소년에게 관심이 많은 어떤 분으로부터 들은 얘기인데, 문제 학생보다는 ‘서툰 청소년’ 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해 보인다.

알고 보면 세상을 배워가는 과정에서 경험하지 못한 것으로부터 서툰 언행을 보이는 것이 청소년이니까 아주 알맞은 표현이다. 청소년의 어떤 부정적인 행동을 보게 되면 겉으로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가지 심사숙고할 부분이 있다. 어떻게 지금의 상태가 되었는지에 대한 발생적 통찰이 필요하다.

혹시 저 청소년이 어렸을 때부터 힘든 일이 지속되었는지, 누군가로부터 세상을 배워가야 되는데 그 대상이 옆에 있었는지,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면서 세상을 배우게 되는데 나는 그 청소년의 실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문제 청소년이라고 정의하는 것에 대한 할 말이 또 하나 있다. 성인들은 문제 청소년을 볼 때 문제행동과 사람을 분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문제행동은 수정되거나 비난을 받을 수 있지만 그 행동을 한 사람까지 비난해서는 안된다.

인격을 무시하면서 문제행동과 더불어 사람까지 비난한다면 그 학생은 잘못된 혹은 수정해야 될 행동을 돌아볼 기회를 잃게 된다. 문제 청소년 아니, 서툰 청소년 그리고 어머니와 가정, 이 함수를 통해 한 아기가 성장하면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는 어른들의 몫이다.

어머니가 해를 끼칠 수 있다는 말은 그만큼 역할이 중요하고 애착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사회와 배우자의 역할도 역시 중요한 부분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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