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는 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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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는 한 해"
  •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 승인 2014.12.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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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대한민국’호는 망망대해의 거센 풍랑 속에 2014년 12월 31일 이란 항구를 향해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안고 숨차게 항해하고 있다. 해마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다사다난’이란 말이 금년에도 예외 없이 큰 획을 긋고 역사의 뒤안길로 멀어져만 간다.

잔인하다는 4월에 세월호 참사를 비롯하여 아직도 끊이지 않는 각종 사건사고는 언제쯤이나 끝이 날 것인가! 하기야 ‘배는 항구에 있을 때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라는 말처럼 약진하는 대한민국에 문제가 없을 수는 없지만 본 궤도에서 이탈된 어이없는 일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이제 한해의 결실을 계산해야 되는 지점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물질과 건강을 가지고 어떤 삶을 살았는가! 조용히 반성할 때가 되었다. 대개 인생을 결산하는 날에 세 가지를 후회하게 되는데 첫째는 베풀지 못한 후회요. 둘째는 참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요. 셋째는 좀 더 행복하게 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라고 한다. 그러나 과연 우리 인생에게 후회 없는 삶이 가능할까? 자문자답 해본다.

그렇다면 성현군자는 후회 없는 삶을 살았을까! 아마도 그분들도 다소는 후회가 있을 것인데 하물며 평범한 우리네 인생이야 하루나 한 달을 그리고 한해를 살고나면 후회와 뉘우침의 연속이 아닐는지…….

마침 성인의 버금가는 송나라의 유학자로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자(1130-1200)의 영정을 모신 홍동면 운월리 창주사가 금년 5월1일에 홍성군에서 향토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지난 11월28일에 고유제(告由祭 : 어떤 큰일을 이룬 뒤에 그 연유를 사당이나 신명에게 고하는 제례)를 봉헌하였다.

이 행사에서 신안 주씨 홍성종회 주병찬 회장의 인사에서 “주자의 사상은 동양에서 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아울러 인간의 존엄성과 예의도덕이 땅에 떨어졌다고 개탄하는 이 시대에 주자의 10훈(十訓)을 현대사회에 재조명하여 젊은 후손들에게 삶의 지침이 되도록 널리 보급하고자 합니다”라고 강조하였기에 이에 인용하고자 한다.

‘주자십회(朱子十悔)’는 주자(주희)가 후대 사람들에게 일생을 살아가면서 하기 쉬운 후회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열 가지를 뽑아 제시한 것으로 모든 일에는 항상 때가 있고, 때를 놓치면 뉘우쳐도 소용없음을 강조한 말이다. 사후청심환, 사후약방문, 유비무환 과 비슷한 말이기도 하다.

1. 불효부모사후회 :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으면 돌아가신 뒤에 뉘우친다. 2. 불친가족소후회 : 가족에게 친하게 대하지 않으면 멀어진 뒤에 뉘우친다. 3. 소불근학노후회 : 젊어서 부지런히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뉘우친다. 4. 안불사난패후회 : 편안할 때 어려움을 생각하지 않으면 실패한 뒤에 뉘우친다. 5. 부불검용빈후회 : 재산이 풍족할 때 아껴 쓰지 않으면 가난해진 뒤에 뉘우친다.

6. 춘불경종추후회 : 봄에 씨를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뉘우친다. 7. 불치원장도후회 : 담장을 제대로 고치지 않으면 도둑맞은 뒤에 뉘우친다. 8. 색불근신병후회 : 색을 삼가지 않으면 병든 뒤에 뉘우친다. 9. 취중망언성후회 : 술에 취해 망령된 말을 하고 술 깬 뒤에 뉘우친다. 10.부접빈객거후회 : 손님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으면 떠난 뒤에 뉘우친다고 하였다.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지표가 되는 말씀으로 가끔 상기하며 가능하면 후회를 덜 하도록 노력하면 좋겠다. 대부분 많은 사람들은 신년 초에 ‘혹시나’ 기대를 갖고 살면서 연말이 되면 ‘역시나’ 나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고 실망하기도 하는데 하지만 역시 나는 괜찮은 삶을 살아 왔노라 자부할 수 있으면 좋겠다.

또한 해마다 연말이면 맞이하는 망년회(忘年會)는 지나간 시간보다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며 ‘끝트머리’라는 말은 끝에서 새로운 시작인 머리를 뜻하기에 새해에 희망을 갖는 망년회(望年會)가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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