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을미년 새해에 온순한 흰 양을 연상하며 희망의 닻을 달고 출항한 2015년의 대한민국 호는 메르스라는 풍랑과 극심한 가뭄에 이어 4분5열된 정치적 암초의 충격으로 길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한 아기를 놓고 두 엄마가 서로 자기 아이라고 주장할 때 칼로 반을 나누자고 제안해서 난제를 해결한 지혜의 왕 솔로몬 같은 사람 어디 없을까!
매일 아침이면 마주하는 거울 앞에 선 우리는 ‘마음을 밝게 해주는 보배로운 거울인 명심보감을 얼마나 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미 1300여 년 전에 편찬된 이 명심보감은 한국인의 삶 속에 흐르는 고전이요 인생행로의 길잡이로 성경의 잠언에 비유하기도 한다. 선인들의 지혜로운 말과 글은 인격수양의 자양분이요 인간 본연의 착한 심성을 강조하며 보편적인 윤리도덕을 실감나게 가르치고 있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듯이 전에 배웠던 명심보감을 교직에서 퇴임하면서 노인복지관과 초등학교 방과 후 학습에서 인성교육 차원에서 가르치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 지난해부터는 사회복지관 고졸 검정고시 반에서 매주 화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학습하면서 만학도들의 열기에 도리어 내가 더 힘을 얻게 된다.
어느덧 허겁지겁 걸어온 금년도 절반이 지나고 후반부인 7월이 되니 제헌절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만인이 평등하다는 법(法)앞에 우리는 과연 떳떳한가를 스스로 반성해 볼 때인 것 같다. 법(法)은 물(水)이 흘러가는(去) 자연의 원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삶의 규범이요 질서의 원형이기에 명심보감에서 법에 관련한 한 구절을 인용하고자 한다. “구법조조락(懼法朝朝樂)이요 기공일일우(欺公日日憂)니라”는“나라의 법을 두려워하고 지키면 아침마다 즐거울 것이요, 나라와 사회의 일을 속이면 날마다 근심이 된다”는 뜻이다.
결국 살아가면서 법대로 살면 아침뿐만 아니라 항상 두려울 것이 없고 위법을 하면 하루가 아니라 평생 동안 불안과 죄악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는 말은 오늘의 현실에 크나큰 경종이 되기도 한다. 그러기에 순간의 선택이 10년이 아닌 평생을 좌우하게 된다는 말과도 같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실상을 이 거울에 비추어 보면 시비가 사실 그대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현대 교육은 지식위주에서 지혜를 터득하는 창의적인 교육이 필요하며 그 지혜를 명심보감을 통해서 체득하여 생선 한 마리를 낚는 지식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지혜가 평생을 살아가는 지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자는 예쁜 여자를 만나면 3년이 행복하고 착한 여자를 만나면 30년이 행복하고 지혜로운 여자를 만나면 3대가 행복하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왜(?) 인간들은 그 좋은 지혜를 선택하지 않을까! 아마도 맘속에 도사리고 있는 욕심에 눈이 가려져서 올바른 판단을 못하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행복과 불행의 차이는 내 것만 내 것으로 생각할 때 행복이요 내 것이 아닌 것을 내 것으로 차지하려할 때 불행해지는 단순한 진리 앞에 우리는 무력해지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법이 많은 도움이 되지만 때로는 너무 많은 법 때문에 부자유할 수 있기에 법 이전에 인간의 양심인 황금률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지혜가 발현되도록 평소에 지혜의 샘인 명심보감을 통해서 지혜를 많이 저축하고 실천하는 삶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