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어버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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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어버이 날!
  •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 승인 2015.08.0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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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인 8월에 무슨 어버이날! 분명 5월 8일이 어버이날인데. 물론 그렇다. 그런데 한편 생각하면 5월 8일은 전국적으로 지켜지는 날이고 개인적으로는 자기의 생일이 어버이날이 아닐까! 공교롭게도 8월에는 우리 가족 중에 10여 년 전에 106세로 소천하신 어머님을 비롯해 며느리와 2명의 외손자와 외손녀 그리고 나까지 6명의 생일이 있는 달이어서 어느 때는 합동으로 생일축하도 했다. 그런가하면 두 외손자는 10일 간격으로 출산하여 엄마들이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하노라 이 방 저 방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그 덕분에 중국여행의 기회도 반납했던 기억이 난다.

 

8월의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때에 출산을 했던 엄마들을 생각하면 나의 생일이 진정한 어버이날이 아닐는지…! 부모들이 생명을 잉태하여 열 달 동안 모태에서 기르고 가르치며 출산하는 그 날은 새 생명의 탄생으로 산고도 잊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사는 “생자필멸(生者必滅)”이요 “만사유시(萬事有時)”라는 원칙에 따라 낳을 때가 있고 죽을 때도 있는 법! 지난주에 갑자기 친족의 별세로 추모공원에서 한줌의 유골을 납골당에 안치하면서 과연 우리네 삶에서 생과 사의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누구는 태어나면서 곧 바로 사망에 이르고 30년, 60년, 90년을 사는가 하면 100년의 장수를 누리는 천차만별의 생사이기도 하다. 물론 시간이란 누구에게나 똑같이 부여되는 것이지만 느끼기에 따라서 길고 짧은 차이가 있기에 즐거운 시간은 천년도 짧을 것이며 괴로운 시간은 하루도 천년 같다고 한다. 젊었을 때는 인생이 무척 긴 것으로 생각하나 늙은 뒤에는 살아온 젊은 날이 얼마나 짧았던가를 깨닫게 된다. 인생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 일회적이며 또한 세월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 냉정한 쉼 없는 흐름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라는 뜻에서 “일일일생(一日一生)”이라했고 “오늘은 나에게 주어진 최초의 날인 동시에 최후의 날이다”라는 말도 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고 하며 일생동안 모은 재물을 저 세상까지 가지고 간 사람은 아무도 없고 죽음의 시간을 다소 연장할 수는 있어도 피해 간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이 또한 공평한 처사가 아닌가! 사람이 태어날 때는 세상 것을 모두 내 손안에 넣고 싶은 욕망으로 주먹을 쥐고 태어나지만 세상을 떠날 때는 모든 것을 놓고 간다고 손을 펴며 죽는다. 저 유명한 알렉산더 대왕도 “내가 죽거든 나를 땅에 묻을 때, 손은 땅 밖으로 내놓고 묻어라. 그 이유는 이 세상 사람들에게, 천하를 손에 쥐었던 이 알렉산더도 떠날 때는 빈손으로 갔다는 것을 교훈으로 알려주기 위함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올 때는 빈손으로 왔지만 이 세상을 떠날 때는 많은 것을 남기고 간다. 후손들에게 유산을 비롯하여 좋은 사상을 그리고 많은 업적을 남길 수도 있기에 한 번 뿐인 삶을 무미하게 보내지 말고 정말 보람 있게 살아야 한다. 만약에 부자는 불사조처럼 죽지 않고 가난한 사람만 죽게 된다면 얼마나 억울할 것인가! 우리는 매일 잠에서 깨어남은 출생이요, 잠자리에 드는 것은 죽음의 연습이기에 매일 생사(生死) 의 연결선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 무더운 여름날 산과 바다와 계곡으로 피서도 가지만 내 생일이 어버이날이니 부모님 산소에 카네이션 대신에 국화 한 다발을 들고 찾아 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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