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한 친구가 최근 사귀던 사람과 헤어졌다고 가정해 보자. 마음이 아픈 친구를 어떻게 위로해 주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게 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그 친구가 호감을 갖을 만한 사람을 소개해 주려고 할 때, 무엇을 말하는 것이 좋을까? 신체적 특징 즉 외모로 시작하지만 정말로 그 친구가 알고 싶은 것은 그 사람의 성격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의 특징을 설명할 때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성격”이다. 경우에 따라서 “성격이 좋은 사람.” 혹은 “성격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는 표현도 쓴다. “성격이 나쁘다.” 또는 “성격이 더럽다.”, “성격이 급하다.”라는 말도 많이 사용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표현들이 정말로 사람의 특징을 잘 설명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성격은 무엇일까? 성격은 어떤 기준이 있는 것일까? 성격을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가? 몇 몇 학자들의 정의를 살펴보면, 성격은 환경에 대한 개인의 적응을 결정하는 심리체계인, 개인 내에 있는 역동적 조직이다(Allport). 성격이란 특정상황에서 개인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성격은 내현적 외현적 모든 행동과 연관이 있다(Cattel). 성격은 환경에 대한 개인의 적응을 결정하는 개인의 특성, 기질, 지능, 신체의 비교적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조직이다(Eysenk). 성격은 인간 생활을 특성화하는 대인관계 상황에서의 비교적 안정적인 양상이다(Sullivan).
좀 쉽게 말하면, 어떤 상황에서 무수히 반복한 생각과 행동이 굳어져 내 것이 된 것이다. 사람은 다양한 상황에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식에 어느 정도 일관성도 있고, 일관성이 없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1)각 사람은 어떤 방식에서 모든 타인과 같기도 하고, 2)각 사람은 어떤 방식에서 어떤 타인과 같기도 하고, 3)각 사람은 어떤 방식에서 모든 타인과 같지 않다. 처음에 말한 것은 “인간본성의 보편성”을 말한 것이다. 두 번째는 사람들이 가진 성격 유형이나 성격 특질의 배열에 따라 범주화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성격의 개인적 독특성이다. 이런 것들은 사람이란 존재의 복잡하고 설명되기 어려운 부분을 말하는 것이다.
성격은 환경과 생존과도 연결되어 있다. 어떤 경험을 반복적으로 하느냐도 성격 속성의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성격의 정의나 성격유형, 성격특질이 아니라 나와 다른 성격 특성을 보이는 사람과의 상호작용이다. 사람이 타고난 기질은 유전적 영향을 받고 자동적인 반응을 보인다. 반면에 성격은 사회문화적인 영향을 받고 생애를 통해 성숙되고 발달된다.
지금 옆에 있는 자녀를 생각해 보자. 나하고 타고난 기질이나 성격이 비슷한 아이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혹은 나와 기질과 성격이 반대 아니 다른 면을 보여주는 아이를 어떻게 보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자녀와는 상호작용이 잘 되지만, 나와 너무나도 다른 면이 많은 아이는 양육에서 어려움을 토로한다. 예를 들어, 조용한 부모가 친구가 많고 말을 많이 하고, 여행을 좋아하고, 낯선 곳에 가는 것을 선호하는 자녀를 만났다면 어떤 평가를 내릴지 짐작이 간다. 반대로 외향적이고 친구가 많고 모임이 많은 부모가 집에만 있고, 말수가 적고, 표현을 하지 않은 자녀에게 많이 하는 말이 무엇일지도 예상이 된다. 어떻게 해야 될까?
먼저 나와 다른 성격을 갖고 있는 자녀에게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의 목록을 만들어 보자. 자녀를 있는 그대로 보기, 자녀의 말 속에 숨어 있는 의미 다시 물어보기, 자녀의 말 경청하기, 눈 쳐다보면서 말하기, 자녀를 보면서 초등시절부터 나의 학창시절 되돌아 생각해 보기, 자녀를 보면서 나의 부모 떠 올려보기, 자녀와 말할 때 화내지 않기, 의사 결정할 때 자녀와 항상 합의하기, 자녀에게 나의 감정(사랑하는 마음) 표현하기…….
부모는 힘들다. 그래서 부모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의 자녀가 나를 알아줄 날이 온다.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