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여성에게 한계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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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는 여성에게 한계란 없다
  • 장나현 기자
  • 승인 2015.12.24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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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이끄는 사회-4
여성의 섬세함으로 남성에 도전한다-목공 최숙재 씨
▲ 사랑목공예 최숙재씨가 원목작업을 하고 있다.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 절대 포기 하지 않습니다.”

금마면에 자리한 사랑목공예의 최숙재(57) 씨는 15년 째 원목을 다루고 있다. 수원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그녀는 건강이 안 좋아 쉴 곳을 찾아 홍성에 내려온 후 시골 한적한 곳의 폐가를 리모델링 해 전통찻집을 시작했다. 찻집 안의 인테리어를 손수 꾸미며 원목으로 가구를 직접 만든 일을 계기로 나무에 매력을 느껴 지금은 베테랑이 되었다.

어디를 가도 쓰러진 나무에 눈길이 간다는 그녀는 볼품없는 나무 조각에서도 의미를 찾는다. “누군가에겐 땔감에 불과하지만 저에게 와서 작품이 될 때 가장 기쁩니다.” 어느 쌀쌀한 겨울, 그녀는 땔감을 가득 가져가는 옆집사람을 불러 세웠다. 그녀의 눈에 들어온 나무 하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마터면 한 줌의 재로 사라졌을 나무는 그녀의 손을 거쳐 멋진 장식품으로 탄생했다.

여성의 몸으로 원목을 다루는 일은 쉽지 않다. 운반 시 원목의 크기와 무게 때문에 여자 혼자로선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녀는 묵직한 80kg 식탁을 옮기는 일도 혼자 해낸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다 보니 현재는 관절이 많이 상했다고 한다. 여성이라서 장점도 있다. 나무의 성질을 살려 주부들의 마음까지 세심히 살펴 여성고객을 사로잡았다. “주문이 들어오면 현장 답사를 먼저 합니다. 수납장 하나를 만들어도 집안 분위기에 어울리게 디자인합니다.”

군산항에 들어온 생나무는 그녀의 작업장에서 3년 간 자연건조 된다. 나무가 숨을 쉬어 습기가 많을 때는 빨아들이고 건조할 때 내뿜는 과정에서 생긴 쪼개짐과 뒤틀림은 오히려 자연스러워 좋다고 한다. 자연건조가 아닌 급하게 쪄서 말리는 경우엔 오히려 큰 변형을 가져 올 수 있다. “썩으면 썩은 대로 금가면 금간 대로 고유의 성질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둡니다.” 그런데 이런 특징을 모르는 고객의 항의를 받을 때 가장 속상하다고 한다. 원목의 매력은 자연스러움에 있다. 그녀는 작업하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아침 일찍 작업에 들어가 배고파서 시계를 보면 점심시간이 훌쩍 지날 정도로 집중력을 발휘한다.

“뭐 하나 시작하면 그것에 푹 빠져 이성을 잃지요.” 작업에 몰두하는 힘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데 있다. 사람들은 그녀의 작업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하고 편안해 보인다고 말한다. 여성의 영역이 한정적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은 다방면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녀는 이 시대 여성들에게 자신만의 고유 영역을 개척하여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라고 조언한다.
“여자라고 한계를 두지 말고 좋아하는 일이라면 마음껏 도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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