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유학에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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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유학에 길을 묻다
  • 이현조 <문화in장꾼·시인·주민기자>
  • 승인 2016.03.10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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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학은 공자가 이미 존재하고 있던 사상과 풍습 등을 종합하고 정리한 학문이다. 공자 역시 “나는 옛 성인의 도(道)를 풀이하되 지어내지는 않았다.”고 하였으며, 맹자도 공자를 평하며 ‘종래의 사상을 집대성한 분’이라고 하였다.

 종합하고 정리하였다는 것은 산재한 것들을 마구잡이로 모았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준을 갖고 그것에 맞춰 선별하였다는 것이다. 그 기준이 바로 유학의 본지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고 한다. ‘수기는 말 그대로 나를 갈고 닦는 것(수양)이다. 그런 연후에 나아가 사람을 다스린다’는 것이 수기치인이다. 여기서 수양이란 ‘현실의 상황을 통찰하고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사건에 대응해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자와 문화를 향상 발전시킬 수 있는 원천적 힘을 기르는 것이 수기라고 할 수 있겠다. 이는 단순한 원칙을 고집하는 규범주의가 아니다. 공자는 겉으로 드러난 외형적인 것만 계승하는 생명력 없는 문화의 전승에 반대하고, 성실성과 창의성 없이 단순하게 형식적 예법이나 문자만 가르치는 직업적인 유자(儒者)를 경계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인격을 이루고, 사회적으로는 정의와 질서가 있게 하고, 민족적으로는 자주성을 확보하는 원리를 깨우치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공자가 말하는 인도정신이다. 정리해보면 인도정신을 실현하는 것이 수기라 할 수 있겠다.

유학은 송나라시대에 이르러 성리학으로 발전하게 된다. 주자는 북송(北宋)에서 일어난 신경향의 학술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여 이것을 절충하고 또 체계적으로 집대성하였는데, 그 핵심사상이 성즉리(性卽理)이다. 성리학이란 이 성즉리를 축약한 명칭으로 주자학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말 원나라에서 주자학을 도입하였으며, 조선시대에 접어들어 점진적인 발전을 이루면서 중국 송대(宋代)의 성리학을 오히려 능가하게 되었다. 이처럼 유학은 약 2500년을 이어온 학문이며, 조선시대 500년을 관통한 사상이자 철학이다. 그렇기에 결코 가볍지 않다.

개인이기주의, 단체이기주의, 무분별한 서구문화의 수용 등에서 오는 가치의 혼란. 그로인한 결과로 우리들은 탄식한다. ‘세상이 각박해졌다’, ‘요즘 애들은…’, ‘인성교육’, ‘인문학’, ‘역사교과서’가 이러쿵저러쿵.
 이는 우리가 ‘유학이 조선을 망하게 했다.’ ‘유학이 망해야 나라가 산다.’는 둥 하면서 우리 역사와 문화를 터부시하고, 우리 전통문화를 미신과 비과학적이라며 경시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들이다. 정말 그런가? 유학에서는 지성과 덕성을 중시한다. 그것이 전인성(全人性)이다. 지성과 덕성이 나라를 망하게 하는가? 인의(仁義)로 인간을 애호하고, 정의감을 일깨우면 나라가 망하는가?

 현대를 사는 우리는 경전(經傳)에 담긴 공자의 기본 정신을 체득하고, 긍정적·기능적 본질을 계승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전근대 사회에서의 유학사상과 제도 중에서 시대 변천과 더불어 시정되어야 할 것을 가려내 재해석하고, 재구성하여 오늘에 적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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