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의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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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의 심판
  • 변승기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6.06.1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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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군가라도 젊어 보인다는 말을 듣고 화를 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는다. 절대 권력을 가진 자도 피해갈 수 없는 세상의 이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가고 노화가 진행될수록 젊게 살려고 노력하고, 젊음을 좋아한다. 젊음은 삶의 에너지이며 남에게도 그 에너지로 인한 강한 영향력을 줄 만큼 활동적이고 역동적이라서 모두 부러워하는 것 같다. 젊음을 바다에 비유하면, 대양(大洋)에 있는 바닷물이다. 바람이 불면 파도를 만들고, 때로는 폭풍을 만들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배를 띄우는 역할이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처럼 바닷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어 침몰시키기도 한다. 젊음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지만 때로는 정도가 지나쳐 바닷물이 배를 뒤집는 것처럼 스스로에게 해를 끼치기도 한다.
청소년이 성장할 때 반드시 주변에 어른이 필요한 이유다. 일정한 시간까지 넘치는 에너지를 어떻게 제어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지를 안내해 주는 어른이 필요하다. 보호자의 역할이며 사회구성원의 관심이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회에는 다양한 청소년 안전망이 있다. 대표적인 것은 여성긴급전화(1366), 청소년 긴급전화(1388)다. 최근에는 성폭력, 가정폭력, 아동학대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안전망이나 경찰을 비롯한 사법기관 등이 있지만, 필자의 견해로는 법이나 경찰, 검찰로만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오히려 앞에 언급한 1366이나 1388 전화번호를 외워 자녀에게 알려주거나 주변의 청소년이 위기에 놓였을 때 이런 전화번호로 신고하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실질적인 사회 안전망은 바로 성인 자신 아니 아동, 청소년에게 관심을 갖고 살아가는 주변의 성인들이다.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비종교인과는 다른 차원의 종교적 신념을 갖고 있다. 그 신념에 따라 삶을 살아간다. 필자는 아직 영성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 영성이 사람을 바꾸는 것 같다. 기독교, 불교, 천주교, 이슬람교 등이 전 세계 각지에 퍼진 것을 보면 종교는 사람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 같다.
죽음이 사람의 바로 눈앞에 오게 되면 신(神)이 심판을 한다. 종교 교리에 맞는 혹은 맞지 않는 삶을 살았을 때 내린다. 어째든 신(神)은 기다린다. 인내심을 갖고 삶의 시작에서 마칠 때까지 기다린다. 우연과 필연을 가장해서 사람이 각 종교가 원하는 대로 살았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이 될 때까지 기다린다. 단지 사람이 그 우연과 필연을 모른다. 그것은 사람의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성장하는 청소년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어야 한다. 사회구성원은 그 청소년들에게 우연과 필연을 가장한 스스로의 영혼을 고양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결과는 아주 천천히 나온다. 청소년도 무수히 많은 계기의 경험과 그 경험의 결과로 느낀 통찰을 통해 아주 조금씩 달라져간다.
신(神)도 사람에게 심판을 내리기 위해 경이로울 정도로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다. 현재 청소년이 보여주는 것을 보면서 성인도 신(神)처럼 기다려야 한다. 미리 심판을 하지 말고 더 많은 기회와 계기를 마련해 주면서 기다려야 한다. 첨단기술, 농업, 디자인, 뇌 등 셀 수 없이 많은 것들이 미래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청소년만큼, 사람만큼 미래의 핵심인 것이 있겠는가?
어느 복학생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학교를 나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역시나 변한 것은 별로 없다. 여전히 불규칙한 생활과 자기중심적인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학생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고 있고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그렇지만 그 학생이 던진 한마디는 의미가 있었다. “전에는 나한테 관심 없었잖아요! 지금은 왜 이렇게 관심이 많아요.”

<이 보도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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