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보조사업 ‘혈세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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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보조사업 ‘혈세낭비’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6.09.2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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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원 예산 투입해… 사업 좌초·실적 저조해
회생 가능성 없는 사업… 엄중한 잣대 적용 돼야
▲ 2011년 금마면 죽림리에 7억 3500여만원의 사업비로 준공된 한우전문식품가공공장 문이 굳게 닫힌 채 공장가동이 멈춰 있다.

홍성군의 무분별한 보조사업으로 인해 군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군이 수십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추진한 일부 보조사업이 사업 타당성 검토 부족 등으로 인해 사업자체가 좌초되거나 운영 실적 저조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지역사회에서는 허술한 보조금 관리 실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홍성군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구항면 내현리 9462㎡에 18억 6000만원(군비 17억 6000만원, 자부담 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기능성 양념 압축 건조두부 상품화 사업’을 추진했다. 이후 2012년부터 생활개선홍성군연합회 영농조합법인(이하 생활개선회)을 운영주체로 본격적으로 공장 가동에 들어갔지만 시제품 형식으로 4870kg의 수두부와 80kg의 건조두부만 시험 생산한 뒤 본격적인 제품생산도 하지 못한 채 경영난을 이유로 수개월 만에 공장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군은 지난 1월 보조금 환수에 대한 법적 절차 진행을 위해 생활개선회에 보조금 환수 및 시설 압류 등을 고지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기회제공을 위해 1년간 유예기간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기자가 직접 찾아가 확인한 건두부 공장 문은 굳게 닫힌 채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전혀 엿보이지 않았다. 수십억원의 군비가 지원된 건두부공장이 애물단지로 전락하자 일각에서는 건조두부공장이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던 홍성군의 관리 부실에 대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생햄 명품화 사업은 지난 2006년 새우젓을 사용해 토굴에서 발효시킨 토굴햄 연구개발 사업으로 시작해 이후 농림수산식품부의 신활력사업비 58억원을 포함해 총 70억8000여만원이 투입된 대규모 사업이다. 하지만 본격가동을 시작한 2013년 생햄 21㎏을 판매해 420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등 참패를 겪었다. 이는 아직까지도 생햄의 맛에 익숙하지 않아 협소한 우리나라 시장상황으로는 당초 사업성이 부족했던 사업임에도 강행한데 대해 행정력 부실이 그대로 드러난 사례이다. 현재 군은 연간 3460만원의 위탁사용료를 받고 서부충남고품질양돈클러스터 사업단 ㈜ 행복에 민간 위탁 경영을 하고 있다. 위탁 경영 이후 군은 2015년에는 총 매출액 17억 100만원(생햄 4100만원, 소시지류 등 가열햄 13억 3600만원)의 매출 수익을 올려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무려 70억원을 쏟아 붓고도 공장을 준공한지 불과 2년밖에 안된 상황에 하자보수를 위한 시설비 예산을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2008년 도에서 지역발전기금 30억원을 차입해 해마다 이자까지 지출하고 있어 혈세낭비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더구나 주무부서인 농업기술센터 담당 공무원에게 사업관련 매출실적 등에 대해 자료를 요청했지만 민간에 위탁해 정확한 자료를 확인할 수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으로 일관해 부실 사업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지와 군이 경영 정상화를 위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홍성한우백년대계 클러스터사업의 일환으로 2011년 금마면 죽림리에 공장 373㎡ 규모로 냉장, 냉동, 사골곰탕추출기 등을 갖추고 사업비 7억 3500여만원을 투입해 한우전문식품가공공장을 준공했다. 한우사육농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 사골국물, 꼬리곰탕, 곱창볶음 등 가공식품을 생산하기 위해 곰탕제조설비, 곱창제조설비 등을 갖추고 추진된 사업은 준공이후 2015년 매출액 1억여원, 2016년 현재까지 5000만원의 매출 실적을 올려 투입된 예산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수익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우전문 가공공장의 정상적인 운영이 이뤄지려면 활발한 마케팅 전략과 학교 급식 등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거래처를 확보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타 제품과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향후 사업이 불투명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찾아가 확인한 결과 공장문은 굳게 닫힌 채 운영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이에 대해 축산과 관계자는 OEM방식으로 주문생산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잠시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로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가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서부 궁리에 총 121억원이 넘게 투입된 조류탐사과학관, 수산물웰빙체험관 또한 해마다 2억여원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군민들 사이에서는 홍성군 공직자들이 보조금에 대해 너무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민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혈세로 추진되는 보조사업은 사업 선정시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민 이 모씨는 “보조금은 눈 먼 돈이라는 인식으로 안일하게 추진되는 사업들로 군민 혈세만 낭비되고 있다”며 “홍성군은 잘못된 판단으로 부실 운영되고 있는 사업에 대해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 김 모씨는 “부실한 사업계획으로 인해 예산·행정력 낭비만 초래하고 있다”며 “ 회생 가능성 없는 사업에 대해 엄중한 잣대를 적용해 책임 있는 행정을 구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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