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지리적 왜곡 우려… 즉각적인 조치 불가
홍성읍에 거주하는 최 모 군(18)은 평소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친구들과 소통하기에 편리하고 무엇보다 원거리에 거주하는 먼 친구들의 소식도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최 군은 서울에 거주하는 한 친구로부터 ‘중국에 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홍성에서 평상시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던 최 군은 무슨 소리인가 싶어 친구에게 물었고, 친구는 최 군이 게시물을 올린 위치가 ‘홍성군, 간쑤 성, 중화인민공화국’이라고 떠 있어 중국에 가 있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일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GPS를 활용한 자동 위치기반 서비스를 제공해, 게시자가 글이나 사진을 올린 위치가 어디인지 자동으로 알려주고 있다. 그런데 이 서비스에서 홍성군이 ‘간쑤 성, 중화인민공화국’이라고 나타나는 등 오류가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기자가 페이스북에서 해당 내용을 확인한 결과, 실제로 일부 홍성군 이용자들의 게시물에서 홍성군이 ‘간쑤 성, 중화인민공화국’이라고 표기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게시물에서 홍성군을 클릭하자 ‘대한민국 충청남도 중서부에 있는 군이자, 충청남도청 소재지’라는 올바른 설명이 게재돼 있었으나, 지도에서 홍성군의 위치는 중국 내 한 지역으로 표시돼 있었다. 또한 ‘근처 인기 도시’로 ‘란저우’, ‘시닝’, ‘우웨이’, ‘바이인’ 등 중국 도시들의 이름과 설명이 기재돼 있었다.
간쑤 성을 클릭하자 ‘중화인민공화국 서북부에 있는 성’이라는 설명과 함께 간쑤 성에 대한 역사적 사실들이 서술돼 있었다. 놀라운 사실은 설명 하단에 홍성군에서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이용자가 ‘간쑤 성을 방문한 친구들’ 혹은 ‘간쑤 성에서 산 적 있음’, ‘간쑤 성 출신’ 등의 리스트에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홍성군민 장 모 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충청남도 홍성이 강원도 홍천이나 횡성으로 둔갑하는 사례를 종종 봐 왔는데 이제는 중국으로까지 둔갑을 하다니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를 간과하고 있는 홍성군의 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 고유지명인 홍주까지 잃어버린 채 지속적으로 폄하되고 있는 우리 지역의 명예를 언제쯤 되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 다른 이용자 한 모 씨는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의 경우 전 세계 이용자들까지 모두 사용하는 공간”이라며 “홍성군이 중국으로 표기되는 것은 단순한 착오를 넘어서 외국인들에게는 역사적, 지리적으로 왜곡될 수 있는 크나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페이스북 고객센터는 전화 문의 등은 불가능한 상태로, 대부분의 안내가 많은 사용자들이 찾는 질문과 답변 형태로 제공되고 있어 제대로 된 문의가 사실상 불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