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자격증
상태바
결혼자격증
  • 변승기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6.12.01 0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시대는 다양한 자격증이 존재한다. 국가자격부터 민간자격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각 분야에 걸쳐 망라되어 있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자격증은 더 세밀하게 나눠진다. 자격증을 발행하는 기준은 대부분은 이론시험과 실기시험 그리고 자격연수 또는 일정시간 이상의 수련을 요구한다. 자격증을 취득하면 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붙고 경험이 쌓일수록 더 전문성을 갖게 된다. 자격 취득후 정해진 몇 년의 시간이 흐르면 재교육을 받아야 그 자격증이 갱신이 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 복잡하고 힘든 자격요건을 요구한다.

최근에 문제가 되는 자격증은 돈만 내고 짧은 시간 연수를 끝내면 발행되는 자격증이다. 기준이 애매하고, 수련보다는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자격증 장사를 하는 느낌이다. 그 자격증을 갖고 실전에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사람은 많은 것 같다. 더 큰 문제는 재교육 없이 한 번 취득한 자격증으로 계속 일을 하는 것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라는 표현처럼 더 많은 경험과 능력을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재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없다. 어느 분야든 이론은 계속 발전하고 진화한다. 어떤 특정한 이론이나 그 이론에 주장하는 것이 과거에는 의미 있는 것이었지만, 현재는 새로운 연구와 경험을 토대로 변화한다. 새로운 것은 받아들이지 않고 과거의 것에 얽매여 있다면 그 자격증은 과연 무슨 의미를 가질까?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공통적으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결혼도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혼자격증은 결혼하기 전에 결혼의 의미와 자녀 양육, 여성과 남성의 다른 점, 육아와 집안 일, 자녀가 성장하면서 변화되는 모습 등에 대한 사전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지속적인 재교육이 필요하고, 힘든 일이 발생할 때마다 교육이나 상담이 필요하다는 뜻일 수도 있다. 잠시 생각해 보자. 나는 어떻게 결혼을 했고 부모가 되었는가? 결혼이나 부모가 될 준비는 되어 있었는가? 부모가 된 후에는 자녀 양육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었는가?

물론 부모가 된 부부는 그들의 부모를 통하여 전(前) 세대에서 경험했던 것을 통해 배울 수도 있었지만 그것은 과거에 필요했고 사용했던 방법들이다. 사회와 문화, 관습이 변하고 있는 시점에서 과거의 것을 변화시키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짐작할 수 있다. 왜 사람들이 결혼자격증에 대해서 언급할까가 궁금했다. 20년 전만해도 많이 듣지 못했던 말인데, 요즘은 심심치 않게 듣는다. 아마 결혼이나 부모역할이 그만큼 힘들어졌다는 뜻일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하고 있는 분야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동일한 경험이 누적되면 전문성이 생기고 나름대로 노하우를 형성한다. 그러나 자녀양육을 생각해보자.

첫 번째 아이를 키운 경험이 두 번째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가? 아이를 키우는 것은 하면 할수록 어렵고 노하우나 지름길을 발견할 수 없다. 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났지만 개성이 다르고 좋아하거나 관심이 가는 분야가 너무나도 상이하다. 자녀 양육이 왜 필요한지 혹은 결혼자격증이 필요한지 알려주는 부분이다. 사회에서 많이 회자되는 단어 중 하나는 ‘우울증 혹은 ADHD’다. 그럼 이 ‘우울증 혹은 ADHD’를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의학이나 이상심리학에서 나온 정의가 맞을 수도 있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알 수 없다.

전문적인 공부를 하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 정의해야 될지 모른다. 그냥 이상한 사람?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사람? 집중을 못하는 사람? 어떤 것이 알맞은 정의인지 잘 모르겠다. 필자는 곰곰이 생각해 보고 이런 결론을 내렸다. ‘내가 모르는 세계를 알고 있는 사람’. 내가 모르는 세계이므로 그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비난보다는 공부를 해야 한다. 결혼도 자녀양육도 만약 내가 모르는 것이 있다면 책이나 선배경험자,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서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내 소중한 아이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보도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