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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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다”
  •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 승인 2016.12.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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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겁지겁 달려온 2016년도 어느새 마지막 결승선이 보이는 길목에 서있다. 올해는 60갑자의 병신(丙申)년이고 다른 말로는 병신(病身)이란 말도 있지만 어떤 이는 ‘병신년’을 “병들지 않고 신나게 사는 해가 되자”라고 했는데…

개인에 따라 질병의 유무는 차이가 있겠지만 온 국민이 신나지 못한 연말이 돼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 허탈감에 빠져 있지 않을까! 그래도 시간은 일 분 일 초의 멈춤이 없이 빠르게 흘러만 가는데 이제 세모를 앞두고 세월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혹자는 같은 세월도 10대는 기어가듯 하고 20대는 걸어가듯 하고 30대에는 뛰어가듯 하고 40대에는 수레 타듯 하고 50대는 말 타듯 하고 60대에는 날듯 한다고 했다. 한편 김달진 시인에 의하면 70대가 되면 달마다 늙고 80대가 되면 날마다 늙고 90대가 되면 시간마다 늙고 100세가 되면 분마다 늙는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이는 인간의 삶은 “없고, 없고, 없고, 없다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없음을 강조하기도 한다.

어릴 때는 철이 없고, 청년의 때는 정신이 없고, 장년의 때는 틈(겨를)이 없고, 노년의 때는 형편없다가 없어지는 것이 인생이라 했으니 역시 무상(無常-덧없음)한 것이 아닌가! 이에 지혜의 왕인 솔로몬도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고 말하는데 무상의 세월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하며 누구나 세월이 흐르면 노인이 되지만 노인보다 어르신으로 살아가면 좋겠다.

“노인은 늙은 사람이고, 어르신은 존경을 받는 사람이다. 노인은 몸과 마음이 세월이 가니 자연히 늙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어르신은 자신을 가꾸고 젊어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노인은 고독하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고 어르신은 주변에 좋은 친구를 두고 활발한 모습을 가진 사람이다”라는 등의 여러 가지 사항이 있다.

물론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 24시간을 비롯하여 일생을 동행해야 하는 세월도 마음먹기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얻게 된다. 이제 한해의 끝자락에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송구영신(送舊迎新)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성구영신(省舊迎新)’이 되어 보낸다기보다 반성해 봄직하다. 소도 풀을 뜯고 시원한 나무 그늘 밑에서 반추하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으로서 지난날을 돌이켜 봄은 당연지사가 아닐까!

성인이라는 공자도 일일삼성(一日三省)으로 하루에 세 차례 자신을 돌아보았는데 하물며 평민인 우리는 그 보다 더 많은 반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없다’는 말은 ‘있다’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어 공중에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지만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많은 산소를 비롯해 무수히 흐르는 음파와 전파가 있기에 라디오나 TV를 시청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이나 생각이 비어 있어야 채워지듯 없다는 것은 더 많은 것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며 ‘가진 것 없으니 없는 것 없다’라는 말처럼 욕심이 없으면 많은 것을 소유할 수 있다는 원리와 같다.

이제 2017년은 정유(丁酉)년으로 어둡고 괴로웠던 과거는 흘러 보내고 새로운 것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광명한 여명의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새벽을 알리는 닭의 힘찬 울음소리에 깨어나 묵상과 기도로 새 출발을 하는 민족이 되어야 한다. 보라, 옛것은 지나갔으니 새것이 도래한다는 진리 앞에 겸허히 각자에게 맡겨진 사명에 충실하며…….

<이 보도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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