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홍주의 맥… 홍주정신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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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홍주의 맥… 홍주정신을 찾아서
  • 홍주향교 이태준 전교
  • 승인 2018.06.2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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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의 유학<1>
홍주향교 전경과 원 안은 이태준 전교.

인물과 물산이 집합하고 분산하는 정치·경제 중심지
지역 특유의 내포적 자연환경에 힘입은 홍주선비문화
홍주미래의 정초·가치 도덕 표준 제시 위한 홍주향교


홍주는 홍성의 옛 지명이다. 북쪽의 평택에서 남쪽의 서천에 이르는 거대한 지역이다. 현재는 9개 시·군으로 나뉘어졌지만 갑오개혁(1895년) 이전만 해도 홍주는 공주와 함께 충청남도를 대표하는 매우 큰 고을이었다.

이런 환경은 자연스럽게 인물과 물산이 집합하고 분산하는 정치적 경제적 중심지가 되게 했다. 그리하여 홍주지역에는 이 지역 특유의 내포적(內包的) 자연환경에 힘입어 다른 지방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유한 문화를 성립시켰는데 그것이 바로 홍주의 선비문화이다. ‘인간다운 삶의 지향’, ‘인간다운 사회를 구현하는 것을 삶의 목적으로 삼았던 선비들의 정신’, ‘다양하고 역동적이며 진취적이고 정체성이 뚜렷한 서민문화’ ‘선비’란 도(道; ‘인간다움’, ‘인간다운 삶이 가능한 사회의 건설’ 혹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정치의 구현’)를 실천하는 것을 생(生)의 목적으로 알고 살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성군(聖君)이 나타나 나라가 평화로울 때에는 조정에 출사하여 억조창생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탰지만, 암군(暗君) 혹리(酷吏)가 국정을 농단할 때에는 도의 실현이 여의치 않음을 알고 향리에 물러나 민생과 함께 고통을 감내하는 한편, 미래의 성군이 출현할 때를 대비해 사회의 기강을 바로세우는 데 온 힘을 다했다. 이러한 선비들의 정신은 때로 보수적이고 전통지향적 처세관으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오늘날 인성교육의 지표로서 모든 이들이 갈망하는 ‘부유한 삶보다 인간다운 삶을 원한다(捨生取義)’, ‘나라에 위험이 닥칠 조짐이 보이면 목숨을 초개와 같이 여기고 나라와 백성을 위해 의리를 펼 방도를 모색한다(見危授命)’. ‘나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도 사리에 어긋나는 것이라면 결코 취하지 않겠다(見利思義)’는 정신을 탄생시켰다.

홍주지역에 이런 정신을 지닌 인물이 유독 많이 탄생한 이유는 대대로 이어져 온 선비정신에 감화된 바 크다. 김좌진의 무장독립전쟁을 비롯해 두 차례의 의병전쟁을 영도한 김복한·안병찬 등의 의리, 국망을 당해 선비의 삶을 지킬 수 없게 되자 이내 자결한 이근주, 고고한 삶을 살다간 임한주, 임진왜란기 가솔들의 안위를 뒤로 하고 왜적과의 싸움에 모든 것을 바친 임득의, 근현대에는 3·1운동 33인의 대표 한용운이 있었고, 6·15공동선언 유럽준비위원회의 이희세 등이 있었다.

문화예술계에서 인문주의적 전통을 확립한 이응로·한성준 등도 홍주의 선비문화가 탄생시킨 인물이다. 그래서 이러한 정신이 생겨나서 배양되고 꽃을 피운 홍주의 역사문화적 환경과 선현들의 선비다운 행적을 살피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과화존신(過化存神)‘의 기운을 받아 홍주에 대한 자긍심과 정체성이 함양됨을 느끼고 그와 더불어 오늘날 우리가 지향해야 할 참된 가치와 도덕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홍주정신을 오늘에 살려 안으로는 홍주의 미래를 정초하고, 밖으로는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할 가치 도덕의 표준을 제시하기 위해 홍주향교가 오는 26일부터 9월 11일까지 12차례에 걸쳐 유교 아카데미 강좌를 연다. 특별히 홍주신문의 지면을 빌려 다음 호부터 매주 강연 내용을 독자들에게 지면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지난 4월 3일 홍주향교 예절교육입학식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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