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학부모를 위한 '현장답사 이렇게 하면 된다'
상태바
새내기 학부모를 위한 '현장답사 이렇게 하면 된다'
  • 구경래(굴렁쇠 대표)
  • 승인 2010.03.22 1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답사란 무엇인지?


흔히 넓은 뜻에서 답사라 하면 자연 풍광이나 다른 지역의 문화나 생활모습, 체험현장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일컫는 말이다. 좁은 뜻으로는 특정한 주제에 맞춰 그 목적에 맞는 곳을 찾아 떠나 그 현장에서 보고, 듣고, 겪고, 느끼고, 배우는 행위를 답사라 할 수 있다. 답사 대상은 어린 아이에서부터 늙은이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가능하며, 무언가를 하러 떠난다는 의미에서 교육 기능이 강조된다 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답사는 더 넓고 깊은 세상을 경험하기 위한 교육․문화․생활․체험 같은 여러 가지 현장 활동 일체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답사는 무엇보다 답사의 목적과 대상이 중요하다. 어린이를 상대로 하는 답사의 경우 대개 그 목적은 교육적 측면이 강조되고, 주제는 역사와 과학, 문화와 예술, 향토 생활처럼 아주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아이와 함께 하는 답사라면 그 어떤 것보다도 󰡐관계󰡑와 󰡐아이다움󰡑을 배우고 익히는 데 집중해야 함을 잊어선 안된다. 관계는 자연과 사람, 개인과 사회, 친구와 어른, 낯선 문화와 환경처럼 갖가지 관계가 있을 것이고, 아이는 답사를 통해 그런 관계를 알게 모르게 하나씩 익혀가게 돼있다. 아울러 그런 답사를 통해 아이는 아이다움을 지키게 되고, 올곧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답사를 가기 전 집에서 준비할 것은 무엇인지?

답사를 떠나기 전 준비는 철저히 할수록 답사 효과가 배가된다. 먼저 답사계획서를 짜야 한다. 답사계획서는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채워진다. 첫째, 사전 학습이다. 아이와 더불어 가고자 하는 답사의 목적과 성격, 내용을 살펴본 뒤 그에 상응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런 계획에는 답사지에 대한 사전 학습, 답사목적에 따른 필요 학습처럼 답사를 보다 풍요롭고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예비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이르자면 홍성 시내 문화유산답사를 한다면 홍성이란 지역의 향토사, 그 날 들리는 장소와 인물, 사건사고에 대하여 미리 공부를 하고 가면 된다. 둘째, 준비물에 대한 점검이다. 답사를 떠나는 날 필요한 준비물 목록부터 작성하고, 그 다음에는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확인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이를 위해 떠나는 답사라면 사전 학습이건, 준비물 점검이건 아이와 같이 하는 게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래야 아이가 그 날 답사의 주인 노릇을 톡톡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모님이 아이의 모든 준비물이나 공부를 대신 해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셋째, 일정이다. 위에 말한 학습이나 준비물을 언제까지 어떻게 하겠다는 일정이 제시되어야 한다.

답사 현장에서는 아이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답사 현장에서 아이는 몇 가지 주의를 해야 한다. 첫째, 안전사고이다. 신나고 즐거운 답사 나들이가 자칫 방심을 하는 새 아이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그 날 답사는 엉망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인솔 교사나 부모는 아이의 안전을 위해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갖가지 사고에 대한 안전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어 여름철에 바다나 개울로 간다면 깨진 유리병조각은 없는지, 익사사고의 위험은 없는지, 갯벌로 간다면 갑자기 푹 빠질 수 있는 웅덩이는 없는지 따위를 미리 확인한 다음 아이들이 그 현장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한다. 물론, 아이들도 스스로 위험한 환경이 있는지 없는지 둘레를 살피는 버릇을 길러야 한다.

둘째, 답사 현장에서는 신나고 재미나게 움직이는 게 좋다. 그렇게 되려면 스스로 현장에서 만나는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하여 의문을 품는 자세가 중요하다. 왜 하필이면 저 조형물을 저렇게 조성해 두었는지, 왜 저런 문양을 새겨 놓았는지, 왜 저런 기법을 선택했는지 처럼 답사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스스로 호기심과 궁금증을 갖는 연습을 해두면 현장에서의 분위기가 확 달라질 것이다. 소극성이 아닌 적극성, 마지못해 가는 답사가 아니라 스스로 신이 나서 가는 답사가 되어야 한다.

셋째, 현장에서 살펴보는 문화유산이나 인물에 대하여 자세히 살펴보는 버릇을 평소에 지녀야 한다. 현장에 있는 안내 글보다 제 눈으로 유물을 눈여겨보는 게 필요하다. 백문이 불여일견!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이나 안내 글보다는 자기가 직접 자세히 관찰하는 것보다 더 훌륭한 답사 방법은 없다.

넷째, 미리 공부한 내용과 현장에서 본 것이랑 서로 어떤 게 같고 다른지 견주어보는 훈련을 길러야 합니다. 욕심 같아서는 그 날 본 다른 유물이나 그 전에 본 유물과 비교할 수 있도록 하면 더 좋겠지만 한 걸음씩 차근히 다가가는 게 문화재 감상이나 체험현장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집에서 공부한 내용과 현장을 서로 맞춰보는 것만으로도 학습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있으므로 그에 만족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섯째, 필요한 것은 그때그때 적을 수 있도록 수첩과 필기도구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현장의 문화유산해설사의 설명이나 인솔 선생님의 해설, 현지에서 보고, 듣고, 겪고, 느끼고, 배운 것을 차분히 정리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훌륭한 답사가 될 것이다. 여섯째, 하나부터 열까지 죄다 다 알려고 하면 답사가 힘들어진다. 그 날 답사에서 <이것 하나만은 꼭 확실히 해두고 가야지!> 싶은 걸 골라 집중하는 버릇을 들이면 좋다. 차츰차츰 답사에 흥미를 느끼게 되면 절로 더 집중하는 시간과 정성, 관찰력이 느는 법이니 처음에는 욕심을 부리지 말고 하나씩 알아가는 자세로 다가갔으면 한다.

답사를 다녀 온 뒤에는 집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지에 대하여

현장 답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몇 가지 마무리 활동을 하는 게 좋다. 첫째, 위생문제이다. 종일 바깥 활동을 통해 먼지나 각종 세균을 옷과 몸에 한가득 붙이고 왔을 게 틀림없으므로 답사를 다녀온 뒤에는 반드시 온 몸을 깨끗이 씻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아울러 답사 때 입은 옷은 땀과 먼지로 뒤범벅이므로 꼭 새 옷으로 갈아입도록 한다.

둘째, 자기 물건의 정리정돈이다. 답사 때 메고 간 배낭이며, 가져간 필기도구나 사진기, 도시락이나 간식통 따위를 제 자리에 두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자기가 쓴 물건을 자기가 정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셋째, 답사 일지를 작성하도록 한다. 그 날 몸이 피곤하다면 씻은 뒤 잠부터 자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얼른 일지를 적어두는 게 좋다. 일지에는 그 날 있었던 일, 본 것, 한 것, 겪은 것, 느낀 것을 정리해도 좋고, 입장권이나 팜플릿 등을 정리해도 좋다. 디지털사진기로 찍은 사진을 출력해 같이 정리해 두거나, 만화나 그림으로 그 날 장면을 남겨둔다면 참으로 멋진 <우리 아이 여행보고서>가 한 권 만들어질 것이다. 다만, 학년이 낮은 아이는 홀로 하기가 쉽지 않으니 부모님이 곁에서 도와줘야 하고 학년이 높은 아이는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게 필요하다. 이렇게 일지로 마무리를 함으로써 답사는 비로소 끝이 나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