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마을]
저만치 모퉁이를 돌아
가로등 불빛 머리에 이고
한 남자가
갈지(之)자 걸음으로
채곡채곡
세상을 담습니다
나는
떠남도 기다림도
어찌하지 못하고
세상의 한켠에서
망연히
바라 볼 뿐입니다
회색 빛 밤하늘에
듬성한 별빛들이
텅 빈 거리
오롯이 그이 가슴에
등불인양 밝히고
휘영청 가로수 그림자 따라
여전히 남아 있는
모퉁이 세상만 애써 바라봅니다
김기정
(한국문인협회 회원, 충남청하문학회 부회장, 홍성군청 평생교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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