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뉴스는 충남대 자치행정학과와 공동으로 충남지역 16개 시․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공약을 분석하고 또 좋은 공약을 제안하는 특별 기획을 마련했다. 이 기획에는 지방자치를 전공하는 4학년 학생들이 참여했다. 또 앞으로 당선자의 공약에 대한 부합성도 검토할 계획이다. 디트뉴스와 충남대가 공동기획 분석한 홍성군수 후보 편을 게재한다. 대표 집필은 충남대학교 자치행정학과 4학년 권형준이 했다. <편집자 주>
과거 내포 홍주문화의 발흥지이자 충남 서해안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던 홍성은 내포지역을 다스리는 홍주목의 치소(治所)가 있었던 곳이다. 예로부터 최영·김좌진·한용운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위인들을 대거 배출하여 말 그대로 '충절이 살아 숨 쉬고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또한 중국으로부터 고대불교가 전래된 지역이자 천주교의 순례성지, 서민문화의 전승지로서 문화적으로도 중요한 의의를 지니는 곳이다. 이렇듯 역사․문화․지리 등 다방면에 걸쳐 충남의 행정․정치에 선도적 역할을 해왔던 홍성은 충남도청이전신도시 유치를 계기로 옛 명성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다가올 6.2지방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 군수 후보자들은 도청이전 신도시와 관련하여 다양한 공약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들 중 어떤 공약이 가장 현명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이를 알아보고자 홍성군의 전반적인 현황을 살펴 홍성의 현 위치를 파악하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홍성군은 충청남도 서해안의 중앙에 위치하여 동으로는 예산, 서북으로는 서산, 남으로는 청양군, 보령시와 인접하여 지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도로 포장률은 일반국도 100%, 지방도 89.8%, 시군도 81.1% 등 2008년 기준 88.5%로 전국평균 포장률 78.3%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외부지역과의 연결성을 볼 때, 2002년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지난해엔 대전-당진 고속도로가 완공되어 교통편이 나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수도권 및 대도시와의 접근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사업으로 화성 송산역에서 홍성역까지 수도권 전철을 연장하는 서해선 복선전철 건설과, 시흥-평택-홍성을 연결하는 제2서해안고속도로건설이 2018년 개통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갔다.
홍성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2007년 기준 1조 4,541억 7400만원으로 충청남도 지역내총생산의 2.6%에 불과했고,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당해년도 전국평균 2,028만원에 못 미치는 1,617만원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역내 총생산의 산업구조별 분류는 농축산업이 17.1%, 제조업이 10.4%, 건설업이 7.5%, 서비스업이 62.9%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9년을 기준으로 한 총 취업인구 조사에서는 농업, 임업 및 어업 종사자가 15,700명으로 3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러한 통계수치를 종합하여 볼 때, 홍성군의 경제는 제조업 등의 2차 산업이 극히 미진하고, 1차 산업 중심인 농촌지역의 모습이 강한 것으로 특징지을 수 있겠다.
1차 산업 중에서도 축산업은 사육두수로는 전국축산의 5%이상을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전국적 수준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최근 이웃지역인 청양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여 축산농가의 큰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 홍성의 대표산업인 축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축산시설 개선을 위한 경제적·기술적 지원, 안정적 판로개척과 더불어 충청남도 및 중앙정부와 함께 구제역과 같이 수시로 발생하는 가축전염병 예방대책 마련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하겠다.
인구 현황을 살펴보면, 2010년 3월 기준 총 87,516명으로 1999년 총인구수인 97,472명 보다 1만여 명이 감소한 수치이다. 이는 대다수 농촌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고령화 현상과 더불어 지역의 성장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이다. 현재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시행중인 출산장려금지원, 전입 대학생 장학금 지급 등의 정책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러한 정책을 보완함과 동시에 근본적으로 지역 내의 교육․의료․문화 등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귀농지로서의 적합성을 홍보하여 인구유입을 꾀할 필요가 있겠다. 또한 고령화 시대에 대비하여 노인 대상의 각종 복지 시설 확충과 일자리 대책도 절실하다.
하지만 홍성군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청신도시 건설 계획일 것이다. 분명 도청신도시 계획은 현재 상대적으로 낙후지역으로 평가되는 홍성에 큰 기회이다. 하지만 홍성 원도심의 공동화 현상과 주변지역의 난개발 문제, 예산지역과의 갈등 등이 예상되는바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특히, 원도심 공동화 문제는 대전을 비롯하여 신도심개발을 단행했던 많은 도시들이 개발 후 극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사항으로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다행히 이번 선거 후보자들도 이런 점에 대해 많은 고심을 하고 있는 듯하다. 후보들은 각각 원도심지역의 권역별 특성화를 통한 신도시와의 균형발전, 친환경 농업을 통한 홍성군 전체의 브랜드화, 도청신도시 이전 기관의 홍성시내 유치 등을 통하여 원도심 공동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있다.
한편, 신도시의 성공적 건설을 통한 홍성과 예산을 비롯한 인접지역의 상생적 발전을 위해서는 사업 진행에 많은 전문가와 지역 주민의 참여가 필요하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인력 풀(pool)을 마련하여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 주민 사이의 이해와 협조는 필수적이다.
신도시 명칭제정만 놓고 보아도 홍성과 예산은 상호 협의를 배제하고 각 군에서 조사한 선호도를 도에 올려 보내는 등 의사교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다양한 지역과 계층의 이해관계를 망라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관(官)과 대등한 위치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유도하는 방법도 고려해볼만 하겠다.
홍성은 과거와 현재가 함께 숨 쉬는 곳이다. 현재 홍성군청 앞마당에는 우리나라 아문 중 가장 크고 독특한 모습의 홍주아문이 있고, 그 바로 뒤에는 현대식 군청건물이 서 있다. 시내 곳곳에서도 이러한 시간과의 만남을 찾을 수 있다.
아무리 미래형 첨단도시의 구색을 갖춘 신도시라 해도 과거 긴 시간동안 도시에 녹아든 전통문화와 그 역사적인 가치를 흉내 낼 수는 없다. 홍성군의 발전가능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회색빛의 무분별한 개발이 아니라, 과거 내포지역의 중심이었던 홍주아문과 충남의 미래를 책임질 충남도청이 홍성의 녹색과 한데 어우러져 역사와 문화, 그리고 찬란한 미래가 함께 하는 곳으로 발전하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