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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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 범 상(정암사 총무스님)
  • 승인 2010.07.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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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들이 칼럼]

 

5000년의 역사 앞에 부끄럽게도 우리는 자신들의 역사를 주변국인 일본과 중국에 비해 연구를 게을리 했고, 그 결과 민족의식마저 희미해져 갈 때 주변국들의 역사왜곡이 사회적 이슈가 되어, 잠자고 있던 애국심에 불을 당겼고,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잘못 알려진 사실들을 바로 잡아가는 노력에 희망을 걸어보지만 역사왜곡문제는 인접국가의 양심에 호소하거나 그들의 역사관을 비판한다고 해서 근원적인 문제해결은 이루어 질 수 없다.

그것은 안타깝게도 역사왜곡의 첫 번째 주인공은 바로 민족의 자존심을 잃은 우리자신들이기 때문이다. 단재 신채호는 그의 역작 <조선상고사> 총론의 서두를 "역사란 무엇인가? 인류사회의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 시간적으로 발전하고 공간적으로 확대되는 심적(心的) 활동 상태의 기록이니"라고 시작하고 있다. 아(我)는 바로 우리민족이고, 주관적 위치에 있는 자이며, 비아(非我)는 우리민족 외부와 주관 밖의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한국의 역사는 한민족 주관적 입장(我)에서 기록하며 일본 중국은 그들의 입장에서 기록하기 때문에 역사기록의 특성상 동일한 사건이라도 각기 자신들의(我) 견해에 따라 사뭇 다르게 기록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덧붙여 고래로 우리역사 기록자들은 한결같이 강대국에 힘을 빌려 자신의 명리(名利)를 취했던 자들로써, 우리가 정사(正史)라고 배우는 <삼국사기> 조차 중국보다 강성했던 고조선과 고구려 역사를 유약하게 기록하고 부여의 역사는 아예 남의 것으로 취급하는 등 우리민족을 낮추고 대국을 받드는 모화사상(慕華思想)을 기초로 했으니, 우리역사는 처음부터 우리 스스로가 왜곡했다고 볼 수 있다.

조선 태종때에 이르러 중국을 추종하던 유생들은 우리사상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서운관(書雲觀)의 책들이 공자의 도에 어긋난다고 하여 불태워 버렸으며, 근세에는 일본식민지에 앞잡이로 민족을 팔아 경제적 부를 축적한 친일파들이, 식민지 사관을 그대로 답습하여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목적에서 '한국 사람은 협력이 안 돼, 핫바지'등으로 오히려 일본의 장단을 더욱 부추겼으며, 지금은 미국에 빌붙어 사는 자들이 배알도 없이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서 역사는 물론 민족 자존심마저 스스로 버리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리고 미국식교육을 받은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우리문화를 스스로 저급하다고 생각하여 역사와 문화를 거부하거나, 왜곡하는 풍토가 만연되어 있다는 사실은 밖에서(非我) 이루어지는 역사왜곡문제보다 더욱 심각하다고 본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는 스스로가 바른 역사관을 정립해야 하고, 우리문화와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회복하는데 교육계와 정치계가 앞장서야 하며, 민족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데 우리 모두 힘써야 한다.

사실상 미국. 중국. 일본에게 경제적 지배를 받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우리의 역사와 민족의 자긍심마저 잃어버린다면 우리 민족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항일운동의 시원지로서 외세에 저항하며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수많은 의사 열사를 배출한 홍주는 어떤 역사의식을 가져야 할지를 함께 고민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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