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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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 천난경 (시인. 홍성문인협회 회원 )
  • 승인 2010.10.1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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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난경 시인

시간을 뒷주머니 쯤
넣고 세월만 쪼아대다
불현듯 꺼내보니

찬 기운을 품은 가을이
호탕하게 웃으면서
바라봅니다.

눈을 감고 멀리서 오는
가을 풀 향을 은은히
가슴으로 부어봅니다.

씨앗을 모두 뱉어내고
껍질만이 살랑 거렸는지,
벌써 마른 향기입니다.

내일을 위해
토해 낸 고통스러움을
경의롭게 품어봅니다.

가을은,
가을은 끝으로 가는
서러운 길목이 아니라,

생명을 품은 여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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