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이 주는 두려움과 안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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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이 주는 두려움과 안도감
  • 최명옥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9.11.21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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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라는 우리나라 격언이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건강에 대해서 그리 관심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에 필자는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건강에 관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하게 된다. 아마도 건강이 그만큼 중요한 시기인 듯하다.

필자도 몇 년 전 자궁선근증으로 월경 통증과 월경혈 과다로 응급실에 여러 번 실려 갔고, 양한방을 오가면서 꾸준히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내원하던 양한방 측에서는 자궁적출을 권면했다. 부모님과 가족들도 이를 권장했기에 수술 날짜를 예약했고, 직장과 집안에서도 이것저것 정리하기 시작했다. 수술만이 답일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하면서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지 않고 증상만 일시적으로 제거한다면 얼마 후 다른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심리상담 전문가로서 내담자를 만나 상담을 하다보면 증상만으로 접근하는 것보다 증상 및 원인을 함께 해결하는 것이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지만 훨씬 효과적임을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수술을 취소했다. 그때 주변에서는 거의 99%가 반대했다. 하지만 내 몸이기 때문에 내가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고 선포하고, 필자가 대입하고 싶은 방법들을 하나둘씩 적용했다. 20여 일 동안의 디톡스와 더 추가된 7일간의 디톡스, 간헐적 단식과 운동, 그리고 금기해야 할 음식 제한 및 잠을 줄여 일하던 습관을 개선해 밤 10시가 되면 취침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내 몸에는 조금씩 호전 반응이 나타났고, 통증과 과다혈이 90% 줄어들었다.

하지만 체중이 감량된 필자를 지켜보던 지인들은 걱정 섞인 염려를 했고, 나의 삶을 오랫동안 지켜본 지인이 면역과 영양 균형에 대한 중요성을 얘기해줬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관련 도서와 연구 서적을 읽으면서 조금씩 신뢰감이 생겼다. 그리고 그 권면을 받아들이면서 건강에 대한 안도감이 생겼다.

건강을 잃어본 경험을 통해 나는 심리상담 전문가에서 건강심리상담 전문가를 꿈꾸게 됐다. 사람의 마음에만 관심을 가졌던 필자는, 몸의 적신호를 경험하면서 몸의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곧 몸의 통증은 마음까지도 우울함과 무기력감 등을 감염시킨다. 이처럼 마음의 정서도 몸의 면역에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우리의 삶이 건강하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의 면역력을 증진시켜야 함을 체험하게 된 것이다.

면역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생체의 내부 환경이 외부인자인 항원에 대하여 방어하는 현상’이라고 정의한다(두산백과사전). 곧 면역이란 우리 몸이 스스로를 지켜내는 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요즘 우리들이 살아가는 시대에 면역력이 심각한 상황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불과 한 세기 전부터 의학이 놀라울 정도로 발전해 많은 질병을 치료했고, 외과기술 및 위생이나 건강에 대한 상식도 높아져서 인간의 수명도 매우 길어졌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인의 인체 면역에는 많은 문제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존 항생제가 듣지 않는 새로운 바이러스 출현 뿐만 아니라 만성 위장질환, 두통, 알레르기, 만성 통증 등 많은 현대인들은 고질적인 질병을 한 두 가지 이상 가지고 있다.

성경에 보면, “모든 것이 합력해 선을 이룬다”는 말씀이 있다. 필자가 건강의 적신호를 경험하지 않았다면, 사람을 바라볼 때 마음에만 초점을 두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빚어진 통증은 처절한 고통의 시간들을 수반했지만 그로 인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케 했고, 그 삶을 위해 노력하는 일상이 되게 했다.

최명옥<한국정보화진흥원 충남스마트쉼센터 소장·상담학 박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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