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절망과 광풍의 한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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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절망과 광풍의 한해였다
  • 홍주일보
  • 승인 2020.12.3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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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 치고 다사다난하지 않았던 때는 없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는 올해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말 그대로 격동의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올해는 표리부동한 정치세력가들의 막장 드라마가 한 해 동안 지겹도록 방영됐다. 좌우 진영으로 갈라져 극심한 이념분열의 중병을 앓았다. 이 중병으로 정의, 공정, 도덕, 균형이란 공동체 지향가치들이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소위 ‘조국 사태’를 계기로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확인된 ‘두 동강 난 대한민국’이 총선 이후 더욱 고착화되고 있지 않은가도 심히 우려스럽다. 여기에 ‘추미애, 윤석열’로 이어지며 모순된 행태를 극명하게 보여주며 헌법가치도 무너진다는 기사로 한 해를 도배했다. 통합과 상생은 아예 불가능해 보이며, 분열과 대립이 일상화되는 이른바 ‘내전의 시대’가 온 것은 아닌지, 정말 경험해보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 더불어 코로나19의 광풍이 불어 닥치면서 소중한 삶의 영역들이 침범되고 마구 헝클어놓아 이제 ‘마스크’가 주인공인 시대다.

문재인 정부의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아시타비·我是他非)는 선택적 자기합리화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집단지성의 상징인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선정했다.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뜻으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한자어로 옮긴 신조어라고 한다. 정말로 문재인 정부는 파사현정(破邪顯正;2017)의 촛불로 정권을 잡고 임중도원(任重道遠;2018)의 정치 노정을 시작했으나, 공명지조(共命之鳥;2019)의 협치를 망각하고, 아시타비(我是他非;2020)의 오만과 독주·독선으로 결국 실패한 정권이 되고 말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4년차를 지나 집권 후반기로 접어든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80%를 넘나들던 지지율은 30%대로 떨어지면서 안팎에서 고착화되는 상황이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소득주도성장 등 핵심 국정 과제는 지지부진하거나 슬그머니 간판까지 내려버렸다. 여기에 코로나19가 아예 덮었다.

권력에 취한 오만함과 운동권 출신 특유의 선민(先民)의식에 따른 신(新)권위주의적 착각에 몰입된 정권을 향해 집단지성인 교수사회가 울린 경종이다. ‘파사현정(破邪顯正)’에서 시작해 ‘아시타비(我是他非)’라면 급전직하(急轉直下)라고 한다. 한국사회가 양쪽으로 두 동강나 상대를 괴멸시켜야만 내가 살 수 있다는 식으로 싸우다간 공멸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이 기쁨보다 왠지 편치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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