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은희 할머니 〈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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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은희 할머니 〈벚꽃〉
  • 전만성 <미술작가>
  • 승인 2021.01.0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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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이야기그림 〈23〉

노은희 할머니의 〈벚꽃〉입니다. 그림 맨 아래쪽에 ‘벚꽃을 그려 보았다’라고 메모를 해 놓으셨습니다. 노은희 할머니는 그림을 그리고 나서 여백에 ‘어릴 적 친정집’ ‘그냥 그릴 게 없어서 그렸다’ ‘3월 달력’ ‘그냥 생각난 대로 그려 보았다’ ‘달력 그림’과 같이 무엇을 그렸는지, 그릴 때의 심정이 어땠는지를 간략하게 메모를 하십니다.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노은희 할머니와 같이 그림의 여백에나 뒷면에 메모를 해 놓으면 그림을 다시 보게 되었을 때 그림을 그릴 당시의 마음과 상태를 기억하는데 매우 유용합니다. 그림을 보는 이에게도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돼 감상에 도움이 됩니다.  

노은희 할머니는 또 말씀을 잘하십니다. 상대방이 뭘 원하는 지를 정확히 알고 대답을 하십니다. 매일 화투만 쳤는데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니 참 좋다고 하며 손자가 스케치북과 채색 도구를 사다 주더라고 하시던 말씀을 듣고  할머니의 생활과 환경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얼마 전에는 대전에 있는 TV 방송국에서 그림 그리는 어르신들을 취재했는데 그때도 취재하는 사람들의 의도에 딱 맞는 말씀을 하셔서 놀랐습니다. 그림을 그리게 된 후로 공상하고  망상하는 습관이 없어지고 우울감도 사라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위 그림〈벚꽃〉은 어느 봄날 노은희 할머니가 무리 져 피어있는 벚꽃을 보고 감흥을 받은 기억을 살려 그리셨습니다. 흰 구름 같은 벚꽃을 보면 누구나 마음이 가벼워지고 행복해집니다. 벚꽃을 보며 행복했던 마음을 그리셨습니다.

 

 

 

전만성 <미술작가, 수필가, 미술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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