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정책의 변화로 행복한 홍성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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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정책의 변화로 행복한 홍성 만들어야
  • 이용록 <전 홍성군 부군수>
  • 승인 2021.11.1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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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과거 우리 민족의 유교적 관점에서 요구된 여성은 현모양처(賢母良妻)의 모습이 전부였다. 자녀들을 위해서 현명한 어머니의 역할을 요구했고 남편을 위해서는 말 잘 듣는 순한 아내의 역할이 요구됐다. 여기에 더해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살림 밑천의 딸과 봉양을 잘하는 며느리가 돼야 했다. 이러한 문화는 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 변모된 것이고 삼국시대나 통일신라와 고려를 거치는 동안 우리민족은 남성 못지않은 여성상이 존재해왔다. 역사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많은 여성의 모습은 국가를 세우는 역할에서부터 정치권력의 중심축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조선시대 유교문화의 여성상과는 차이가 많았던 것이다. 유교 문화가 중심을 이룬 조선시대에는 여성의 모습은 투기하는 모습이나 청순가련형의 모습으로 연출되고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신사임당이나 조선 선조 때의 명필 한석봉을 키워낸 어머니 모습만 우리의 머릿속에 기억되고 있다.

최근 양성 평등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여성의 사회 참여가 많은 부문에서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지만 정치나 경제 사회적 리더의 대부분은 아직도 남성의 고유권역인양 여성의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초·중등 교육 현장에서의 여교사 점유율이 남성을 추월한지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고 신규 공무원 임용대상자의 성별에서도 여성의 숫자가 남성에 뒤지지 않는 등 많은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누구나 주지(周知)하고 있는 사실이다.

충남도청의 수부도시인 홍성에서의 여성의 위치는 조선시대의 모습에서 아직도 큰 변화가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수도권에 비해 여성교장의 비율도 현저히 낮을뿐더러 홍성군청이나 경찰서 등 공공기관의 여성 리더들의 점유율 또한 인근 도시에 비해서도 낮은 상황이다. 홍성군의회 또한 여성의원은 비례대표로 선출된 두 명의 의원이 전부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으나 여성의 사회 참여 기회의 확대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부족했던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교육도시라는 이미지의 강조는 여성의 사회참여 보다는 현명한 어머니 상을 원해온 것이고 공직자가 많은 지역 특성상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던 유교주의 사상에 입각한 여성관의 요구가 심했다는 것이다.

홍성 지역사회의 새로운 성장을 위해서는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를 모토로 한 여성 복지정책이 필요하다. 숨겨진 능력을 발굴할 수 있는 다양한 리사이클링 교육의 기회가 만들어져야 한다. 결혼과 육아로 인해 끊어진 단절된 경력을 다시 이어줄 프로그램과 교육의 장 마련도 시급한 문제다. 홍성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먹거리를 이용한 새로운 상품 개발이나 여성의 섬세함을 기본으로 하는 특화된 지역 특산품의 개발 지원 등을 통해 사회 경제적으로 여성들의 성장 기회를 지원해야 된다. 일시적 복지 정책을 통한 지원이나 사회적 약자 배려 차원의 모습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새로운 원동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정책적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여성 전문기업 특화공단 조성 등 향후 성장 가능한 인프라 구축과 공직사회의 여성 리더비율을 인위적으로 향상시키는 등 과감한 정책기조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성의 폭넓은 사회 참여확대는 양성평등을 뛰어 넘어 가정의 행복과 지역사회의 새로운 성장 에너지가 될 것이다. 과거 유교적 사고의 전환부터 이뤄져야 한다. 내포신도시 조성 이후 늘어나고 있는 여성의 사회참여에 대한 비중을 높이는 것에서 분야의 다양성을 확대해 나가는 투트랙(two track) 정책이 요구된다. 여성들이 “뭐라도 좀 해보자”에서 잘하는 것을 찾고 하고 싶은 것을 배워서라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때 행복한 홍성이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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