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상태바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 전만성 <미술작가>
  • 승인 2021.11.16 0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32〉

남장리 정문희 이장님은 시인으로 마을 어르신들 사이에 소문이 나 있다. 실제로도 여러 편의 시를 써서 가지고 계신다. 마을의 대·소사가 있을 때나 이장님 개인적으로 기념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시를 쓰셨다고 하신다. 기억력도 얼마나 좋으신지 쓰신 시를 줄줄이 다 외고 계셨다. 

울릉도에 다녀오신 뒤에 쓰신 시를 들을 때는 나도 같이 마음이 울렁거렸다. 넘실대는 거센 물결 위에서 이리 흔들 저리 흔들하던 배의 기억이 떠올랐다. 이 바다 어디엔가 독도가 있단 말이지? 궁금하고 기대하던 그 설렘. 

울렁울렁 

이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과 직업이 있지만 
누가 나보고 당신은 누구냐고 
물으신다면 꼭 필요한 사람이야 

그립고 그리운 독도 땅을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애국가를 
부르며 독도 땅을 밟아보았다고요 

울렁울렁 울렁대면서 고향땅으로 


이장님은 독도에 발을 딛던 순간에 감격에 겨워 애국가를 부르셨다고 하신다. 끌어안고 뽀뽀라도 했을 텐데 섬 안으로는 발길을 허용하지 않더라 하셨다.   

정문희 이장님이 그리신 그림을 보면 독도의 바람과 넘실대는 물결이 더욱더 선명하게 보인다. 섬은 옹골차게 서 있고 섬 가운데에 가파른 계단이 나 있다. 섬 사이에 깊게 파인 주름이 독도가 견딘 시련의 세월을 말해주는 것도 같다.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전만성 <미술작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