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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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만성 <미술작가>
  • 승인 2021.12.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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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38〉
박정숙 <우리집 다육식물>.

박정숙 어르신은 작은 점을 찍어 그림을 그리셨다. 언뜻 보기에도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을 것 같다. 자를 대고 반듯하고 나란하게 점을 찍은 곳도 보인다. 성품이 정갈하고 단정하신 분 같다. 그림의 소재가 된 찻주전자와 찻종의 섬세함을 나타내기 위해 작은 점으로 묘사하는 방법을 선택하셨을 것이다. 

점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은 오래전에 프랑스에 있었다. 물감의 작은 점으로 그림을 그린 이유는 빛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물감을 섞지 않고 원색의 점을 찍어 나열하므로 생생한 색감을 나타낼 수 있다고 믿었다. 신인상파라고 부르는 유파로 고흐, 마티스, 고갱과 같은 화가들이 그 유파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박정숙 어르신의 점묘는 다육식물을 그린 그림에도 나타나 있다. 이번에는 흰색에 가까운 밝은 노랑을 칠해야 하는데 가지고 있는 펜셋트에는 해당하는 색깔이 없으니 노랑의 점을 찍어 흰 종이와 섞여 밝게 보이도록 하셨다. 나름대로 많이 생각하고 선택한 방법인 것을 알겠다. 다육식물이나 식물을 담은 용기, 화분받침대는 선으로 칠했고 대상물이 본래 가지고 있는 색을 칠하려고 애를 쓴 흔적이 역력하다. 매우 섬세하게 관찰하고 신중하게 색채를 조합하여 꼭 그것답게 표현하셨다. 

찻주전자와 찻종을 그린 그림도 그렇고 다육식물을 그린 그림도 조용하고 평화롭다. 잔잔하고 고요한 세계에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 보인다. 생활 주변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사랑의 빛깔로 담아내려는 박정숙 어르신이 앞으로 그릴 그림도 보고 싶어진다.

 

 

 

 전만성 <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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