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로망에서 현실로 … “그래도 농촌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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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로망에서 현실로 … “그래도 농촌이 좋아”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2.06.21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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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당신이 희망입니다]1. 결성면 교촌마을 부석만·노인옥 씨 부부

홍주신문이 창간 5주년을 맞아 ‘아름다운 당신이 희망입니라’라는 주제로 삶의 희로애락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터전을 일구고 있는 ‘착한 이웃’들을 만나 그동안의 여정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결성면 교촌마을 부석만·노인옥 부부 

② 거북이마을에 활력 불어넣는 청년귀농인 길익균 씨
③ 음악이 있어 즐거운 사람들, 직장인밴드 ‘박하사탕’
④ 배려와 나눔, 사랑과 봉사 펼치는 염습사 김달순 씨
⑤ 일상에서 작은 행복만드는 청운관 김기원·정영숙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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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비어천가 당시 부석만 씨(사진 맨 오른쪽)와 출연진들




2010년도에 SBS를 통해 방영된 ‘농비어천가’ 귀농프로젝트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의 좌충우돌 귀농기를 다룬 프로그램으로, 당시 청년들의 맏형 노릇을 톡톡히 했던 부석만 씨(42)가 방송이 끝난 이후 부인과 아이들과 함께 방송이 진행됐던 결성면 교촌마을에 정착했고, 부석만 씨 가족 외에도 출연진 중 막내로 나왔던 김경수 씨 역시 교촌마을에 터를 잡고 소를 키우고 있다.

서툰 솜씨로 농사일의 기본을 배우는 청년들의 손길에 농촌의 베테랑 농부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던 텔레비전 프로그램 이후 이들의 삶은 어떠한 모습일까? 단순히 시나리오에 의해 진행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아닌 귀농인으로써 농촌에 정착해 농업현장에 뛰어든 부석만·노인옥(41) 부부를 만나 귀농 이후 1년여 기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귀농 결심에 후횐 없어 
부석만 씨 부부의 예쁜 이층집은 교촌마을 초입에 자리 잡고 있다. 교촌마을 마을회관 맞은편에 하얀색 이층집은 부석만 씨 부부가 심혈을 기울여 설계 깊숙한 부분까지 참여해 지은 작품으로, 귀농 이전부터 고심했던 행복한 고민 중 한 부분이었다고 한다.

부 씨는 “원래는 흙벽으로 된 둥근 형태의 집을 지으려고 했었지만, 지금의 집도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간혹, 속사정을 잘 모르는 분들이 우리의 집과 트럭에 대해 홍성군이나 방송국에서 지어주거나 사준 것으로 오해하고 계신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부 씨는 “보통 귀농을 결심하는 사람들은 귀농 직후 1~2년 동안은 특별한 수입원 없이도 생활이 가능하도록 여유자금을 준비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우리의 집과 차도 그러한 대비책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사실 부 씨 부부가 귀농을 결심하게 된 것은 그들의 의젓한 두 아들들 때문이었다고 한다. 부 씨 부부의 두 아들 부규웅(결성초 6), 부건웅(결성중 1)이 어린 시절의 많은 시간을 부모와 함께 보내야 한다는 부부의 지론은 치열하고 각박한 도시생활에서는 실현하기 힘든 이상과도 같았다는 것이다.

부 씨는 “한 때는 사업체를 운영하며 저 뿐만 아니라 아내도 사업에 동참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일했었다”며,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줄어들었고 어느 순간 하루에 30분도 안되게 아들들을 마주하게 되니, 이렇게 살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부부의 바람대로 결성면 교촌마을에 터를 잡을 이후로 가장 달라진 부분은 보다 화목해지고 돈독해진 가족애였다. 특히, 결성초등학교에 다니는 둘째 아들 규웅의 성격이 밝아지고, 열성적인 교장선생님의 지도로 작은 학교의 장점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 위해 
아직 초보 농사꾼인 부 씨 부부가 기르는 작물들은 아직 많지는 않다. 하우스에 1동에 심은 감자와 노지에 심은 고추, 약간의 벼농사를 짓고 있는데 올해에는 이들이 키우는 작물 모두에 무농약 인증을 받는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특히 무농약 인증을 받은 이후 부부가 키운 감자들은 부부의 지인들과 입소문을 타고 연락이 온 도시민들에게 불티나게 팔렸다고 한다. 부 씨는 “내년에는 하우스를 확장해 토마토 농사를 지을 계획”이라며, “제가 추구하는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여러 작물들을 재배하기까지 분명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신념을 잃지 않고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생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부 씨는 마지막으로 귀농선배로써 귀농을 염두해 두고 있는 많은 도시민들에게 △자신이 추구하는 농법과 귀농하려는 마을의 농법이 맞는지 살펴볼 것과 △기존에 귀농인들이 여럿 정착해 있는 마을인지를 염두해 두는 것도 성공적인 귀농에 큰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몸으로 부딪혀 피부로 느낀 생생한 귀농생활의 노하우일 것이다.

부 씨 부부는 교촌마을에 터를 잡은 이후 새벽이면 부인 노인옥 씨가 좋아하는 바다를 보기 위해 남당항과 궁리포구를 찾는다고 했다. 새벽 5시경의 바닷가를 사랑하고 교촌마을 주변의 풍광을 사랑한다는 노인옥 씨. 귀농에 대한 이상과 현실의 거리감을 느끼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선택에 후회는 없단다. 베테랑 농사꾼이 되어 귀농후배들의 귀감이 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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