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짓고 텃밭 가꾸는 대안의 삶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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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짓고 텃밭 가꾸는 대안의 삶 꿈꾼다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2.06.21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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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당신이 희망입니다]2. 거북이마을에 활력 불어넣는 청년 귀농인 길익균 씨


홍주신문이 창간 5주년을 맞아 ‘아름다운 당신이 희망입니라’라는 주제로 삶의 희로애락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터전을 일구고 있는 ‘착한 이웃’들을 만나 그동안의 여정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결성면 교촌마을 부석만·노인옥 부부
② 거북이마을에 활력 불어넣는 청년귀농인 길익균 씨 
③ 음악이 있어 즐거운 사람들, 직장인밴드 ‘박하사탕’
④ 배려와 나눔, 사랑과 봉사 펼치는 염습사 김달순 씨
⑤ 일상에서 작은 행복만드는 청운관 김기원·정영숙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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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항면 내현리 거북이마을에는 조금 특별한 사연을 지닌 젊은이가 살고 있다. 결혼적령기를 꽉 채운 서른 세 살의 길익균 씨가 주인공으로 현재 구항면 내현리 거북이마을의 사무장을 맡아 마을 대소사에 있어 꼭 필요한 젊은 일꾼으로 알찬 땀을 흘리고 있었다.

길 씨는 작년 10월 10일에 홍성군 구항면에 터를 잡은 흔히들 말하는 귀농 새내기이다. 길 씨는 “귀농, 귀촌, 귀향 등 농촌에 다시 정착하는 이들을 일컫는 용어들이 많이 생겨났지만, 꼭 어느 한가지의 틀에 제 삶의 방식을 맞추고 싶진 않다”며, “개인적으로는 도시의 생활방식에서 벗어난 대안적인 삶을 찾아 농촌에 정착했다”고 말했다.

사실 길 씨는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에서 태어나 구항에 정착하기 직전인 서른 두 살까지 부모님과 함께 살았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 5년간 타 지역에서 거주했던 것을 제외하면 시골토박이, 시골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서울 깍쟁이의 전형인 삶이었다.

그의 삶에 큰 전환점은 친아버지의 폐암선고에 이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짧았던 3개월이라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길 씨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고생하시면서 저를 키우고 살아왔던 모습을 지켜봤었다. 도시 생활에 지친 아버지의 고된 몸이 결국 폐암이라는 병에 굴복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도시민의 삶에 큰 회의를 느꼈다”고 되뇌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길 씨는 자신이 거처할 제2의 고향을 찾아 전국을 누볐다. 각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귀농투어도 그 일환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지난해 10월 귀농투어 중 자신이 머릿속에 그려오던 이상적인 마을을 만났고, 그곳이 바로 지금의 구항면 거북이 마을이었다. 특히, 거북이마을의 운영위원장이기도 한 전병헌 씨의 설득이 홍성에의 정착을 확고히 하게 했다고 한다.

길 씨는 “다들 알다시피 농촌의 고령화가 심각해지면서 농어촌체험마을 등을 운영하기 위한 인력이 충분치 않다”며, “전병환 위원장께서 체험마을 운영과정에서 필수적인 IT활용과 홍보에 저 같은 젊은이가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해주셔서 결심을 굳히게 됐다”고 말했다.

요즘 길 씨는 농어촌체험마을인 거북이마을의 사무장으로써 관내 여타 농어촌체험마을보다 활발한 거북이마을의 여러 사업들을 바쁘게 소화하고 있다. 거북이마을을 찾는 손님을 맞아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물론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꽃밭미 장터’ 준비로도 분주하다. 블로그와 홈페이지를 활용한 거북이마을 홍보는 물론, 전국귀농운동본부 측과의 교류를 통해 홍성으로의 젊은 귀농인 유치에 힘쓰고 있었다.

“원거리 연애 힘들지만 결혼해서 정착할거에요” 
길 씨가 홍성군에 정착하면서 좋았던 부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 강릉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여자친구와 원거리 연애를 시작하면서, 일주일에 두 번씩 대중교통을 이용해 강릉과 홍성을 왕복하고 있는 길 씨는 여자친구와 결혼을 약속하고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 더욱이 한옥기술자로 일한 적이 있었던 길 씨는 자신의 재능을 살려 거북이 마을에 귀농자들이 정착의 모델로 삼을 수 있는 한옥집을 지을 계획이다. 길 씨는 자신이 지은 한옥집에서 가족과의 단란한 생활을 꿈꾸고 있는 듯 했다.

길 씨는 “대부분의 귀농자들이 살 집을 구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제가 지은 간단한 형태의 한옥집을 모델하우스처럼 활용해, 귀농인들이 빈집만을 찾기보다, 새로운 형태의 거주 대안 모델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길 씨는 농촌에 청년들이 많아질수록 경쟁력을 갖추고 활력 있는 마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길 씨는 “농촌이 지금의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된다면, 어느 시점에 가서는 지금의 작은 마을들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걱정이 든다”며, “저 같이 새롭게 농촌에 정착한 사람들에게는 그 부분에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길 씨는 “ 때문에 각 지자체에서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대처방안을 미리 준비해야 하며, 그 방편 중 하나로 귀농, 귀촌, 귀향을 적극 장려하는 방안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귀농선배로써 현재 귀농, 귀촌을 준비하는 이들에 대한 조언을 구하자, 길 씨는 “무엇보다 마을 주민들과의 융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도시에서의 개인적이고 격리된 삶의 방식과 농촌의 방식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원주민들의 삶의 방식을 존중하고 선입견 없는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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