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无十日紅(열흘 붉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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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无十日紅(열흘 붉은 꽃)
  • 윤용관 <홍성군의회 의장>
  • 승인 2022.06.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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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발했던 봄꽃이 비비람을 이겨내지 못하고 대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면서, 열흘 남짓 아름다움을 선물하는 것으로 낙화유수가 되고 있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동토(凍土)의 겨울을 이겨낸 안도감이며, 열흘 잠시 붉었다가 사라지는 떠남의 아쉬움과 내년을 기약하는 기다림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꽃이 피었다 간 자리에는 반드시 열매라는 결실이 뒤를 따르니 시작에서부터 마지막까지 아름답다 하겠다. 

누구든지 인생을 살아가면서 꽃처럼 아름답고, 무성해 기운이 넘치고, 풍요로서 넉넉하며, 활량한 가운데서도 싹을 틔우고 꽃을 잉태하는 희망을 잃지 않는 삶을 꿈꾼다. 그래서 저마다의 자리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지만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복잡한 사회구조는 모두에게 부족하고 갈등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 즉 홍성군의 모든 어려움을 해소시키면서 10만 군민의 행복을 위해 미력한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자처한 3선 의원으로서 ‘십년 가는 권세 없고, 열흘 내내 붉은 꽃이 없다’는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의 교훈은 언제나 뒷목에 도사리고 있던 화두였다. 의원을 비롯한 선출직 공무원들은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열심히 하겠다고 자임하며 나섰기에, 유권자들로부터 선택받았다는 분명한 사실에서 자신의 역할이 끝났을 때 어떻게 물러날 것인가에 대하여도 책임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선출직으로서 제도권을 물러난다는 것은 더 이상 출마를 하지 않고 스스로 그만두거나, 군민으로부터 또다시 선택받지 못하는 두 가지 경우이다. 어떤 경우가 되더라도 ‘떨어지는 꽃이 열매라는 풍요로운 가을을 약속하고 있듯’ 임기 동안 만들어내고 진행되고 있는 정책들이 홍성군 미래 발전의 초석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권력의 무상함을 두려워하기보다는 기간 동안 맡은 바 조직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는 혹독하고 준엄하신 역사의 심판이 있다는 것을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3선이라는 짧지 않는 의원직 경험에서 얻은 것이 있다면, 모든 사람에게 한결같이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이 권불십년의 경구를 바르게 이해하고 몸으로 실천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의원직은 유권자들로부터 권력을 견제 및 감시하라는 책무를 부여받는 상머슴이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에게 한결같이 좋은 사람이란 군의 모든 행정과 법과 제도들이 우리 군의 발전과 10만 군민의 행복으로 귀착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그 노력의 첫 번째 결과는 다음 해 봄 꽃잎이 활짝 필 때면 나타날 것이고, 그다음의 결과는 자신의 의정활동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평가받는가일 것이다. 

꽃이 처음은 자태로서 아름답고, 마지막은 열매의 풍요로써 아름답듯,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처음과 끝이 아름다운 의정활동이 참봉사 일꾼으로 평가받고 각인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했느냐는 차원에서 대자연의 섭리에 순응하고, 때를 알아 미련 없이 떨어지며 아름다운 결과라 할 수 있는 더 좋은 열매를 준비하는 꽃잎과 함께 12년 의정활동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져본다.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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