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 읍민에게 고함”, “독일 국민에게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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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 읍민에게 고함”, “독일 국민에게 고함”
  •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 승인 2022.07.0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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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23일 광천노인대학이 개강하는 날에 신주철 광천읍장이 아래와 같은 강연에 합석할 것을 건의해서 쾌히 승낙하고 함께 듣고 소감을 써 본다. 지난 1807년 독일은 나폴레옹 군대에 패해 국민들은 절망 속에서 날로 침울해져 가고 사회는 이기심이 가득 차고 도덕과 정의가 실종된 채 국민들이 국가는 멀리하고 자기 살길만 궁리했다. 이때 ‘역사에 대한 각성이 없는 민족에게는 자유민주주의란 분열과 갈등의 온상이 된다’는 교훈을 주는 한 애국자 피히테(1762-1814)가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으로 피를 토하는 연설을 했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이날 광천문예회관에서 너른 내(廣川, 광천) 장학회 이사장이며 국제웅변학회 회장이신 편기범 님의 “광천을 말하다”라는 주제의 강연이 있었다. 강연 내용은 ‘광천의 과거와 현재를 바로 알고 미래 비젼을 제시한다’는 사자후와 같은 열강에 광천문예회관을 가득 메운 청중들의 환영과 회한의 숨소리가 들렸다.

지난해 8월, 37년 만에 귀향한 연사와 죽마고우로 고향을 지키며 동고동락했던 선·후배들의 아쉬움과 후회의 쌍곡선에 눈가에 잔 이슬이 맺히는 이도 있었다. 이어서 연사의 광천에 대한 회고로 1970년대 인구가 2만 8000명 시대에서 현재는 8200명으로 급감했고, 한때 융성했던 광천의 옛 모습을 회상하면서 모든 이의 가슴에 울림을 주고 새로운 다짐으로 장내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시대적 변화에서 광활했던 광천 독배의 문이 닫히고 다른 시·군이 부러워할 만큼 왕성했던 상권이 침체 돼 고향을 떠나는 이도 있어 이제는 허전한 지역으로 낙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질타 아닌 반성에서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이런 때일수록 광천읍민이 다시 꿈을 갖고 일어서야 한다고 외치는 연사는 장장 1시간 30분이 넘는 시간을 쉴 틈 없이 “광천 읍민에게 고함”이란 열변을 토했다. 이 자리에 함께하는 사모님도 꿈같은 이야기라고 의아해하지만 “꿈은 꾸는 자의 것”, “꿈은 이뤄지는 것”이라고 외치는 말에 “희망의 꽃을 피워야 희망의 열매가 맺힌다”는 명언이 문득 떠올랐다.

어쩌면 지난 1864년 덴마크가 푸러시아와 오스토리의 연합군에게 패해 기름진 국토를 잃고 경제 파탄은 물론 국민들은 큰 실의에 빠져 장래에 닥쳐올 비참한 운명을 상상하고 있을 때 위대한 지도자 달가스가 “밖에서 잃은 땅을 안에서 찾자”는 외침은 온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고 덴마크를 구하는 개척의 지침이 연상됐다. 그렇다! 광천에는 독배길이 막히고 인구가 줄었지만 여러 학교의 교가에서 부르는 높고 푸른 오서산의 정기가 서리고 아직도 8000여 명의 주민이 있고 김이나 토굴새우젓 등으로 상품권을 회복할 자산이 있지 않은가! 모든 읍민들의 가슴 속에 ‘광천 발전 완성’이라는 표어를 새기고 상가마다 정직과 친절을 실천해 전국에서 손님이 찾아오고 떠났던 이웃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지역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포부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것은 “밖에서 잃은 것을 안에서 찾자”는 외침처럼 외적이고 양적인 것이 아니라 내적이고 질적인 발전을 지향하며 모두의 힘이 응집되면 가능한 일이다. 강연이 끝나고 밖에 나오니 언제 왔는지 대지에 단비가 지면을 촉촉이 적셔주고 퇴장하는 읍민들의 가슴에는 희망찬 열기와 두 주먹을 불끈 진 모습이 역력했다. 그렇다! 원래 광천은 이런 곳이 아니다. 그 유명했던 독배의 뱃고동 소리가 읍민들의 가슴에 메아리치고 상가마다 “우리 가게에 들어와서 구경하고 가세요”가 아닌 “광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외치며 다 함께 환희의 미소를 짓는 그 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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