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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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을 때
  • 전만성 <미술작가>
  • 승인 2023.12.1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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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이야기그림 〈46〉
황선화 〈우리마을〉 36×26㎝ 수성싸인펜.

어르신 한 분이 “그림을 매일 그려서 뭐 한대요?”하고 물으셨습니다. 밭에 나가 일을 하면 소득이 생기지만 소득도 없는 그림을 무엇 때문에 매일 그려야 하는가? 하는 질문인 것 같았습니다. 보아서 즐거운 그림을 벽에 걸어 두고 본다고 해도 서너 점이면 충분한데 뭐 하러 매일 그림을 그려 쌓아 두느냐 하는 질문으로 이런 질문은 누구든지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림을 매일 그리라고 하는 것은 뇌 활동을 쉬지 말고 하라는 것입니다. 뇌에 새로운 정보와 자극을 주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뇌세포의 변질을 막을 수 있고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인 것입니다. 치매는 뇌세포가 변질되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기억하고 생각하는 것은 확실히 뇌세포를 활발히 움직이게 합니다. 

그다음은 즐거움입니다. 어르신들은 평생 사느라 힘드셨고 이제는 노동력도 잃었습니다. 자신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야 할 때입니다. 노래와 춤, 관광 같은 것 말고도 혼자 조용히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어르신들 중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분들이 계십니다. 그림이라고 하면 딴 세상 사람들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을 하십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림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색채와 선과 점으로 하는 놀이에 불과합니다. 

그저 즐겁게 마음 가는 대로 도화지 위에 점을 찍거나 선을 그리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색채와 점과 선만으로도 마음이 표현되는 것입니다. 반드시 무언가를 닮게 똑같이 그릴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의 그림에 대한 인식이 잘못된 것입니다. 

어르신들이 집에서 그림을 그리시면 자녀, 손자 손녀들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고들 하십니다. 자신의 즐거움을 찾는 어르신이 좋고 대견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어르신이 그림을 그리는 것은 자녀 손녀, 손자들의 마음에 선물을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느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으며 손이 움직일 때 많이 그림을 그리시기 바랍니다.  

 

전만성 <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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