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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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전만수 <경제학박사>
  • 승인 2024.07.0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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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는 대의제 민주정치의 축제다. 당 대회를 통해 지도부를 선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민 속에 파고들어 소위 확장성을 시험하고 실현해 지지층을 두텁게 하는 흥행몰이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잠룡(?)들이 대거 출마해서 흥행이라고들 한다. 

이재명 전 대표의 단독출마가 기정화되는 민주당과 비교하면 분명 차별적인 흥행요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질 않는다. 극단의 비방만이 난무한 요란한 자기들만의 난장이 펼쳐져 있다. 소위 진흙탕 싸움판이다. 위기에 봉착한 국힘의 선장이 되겠다고 나선 출마자들의 발언은 도를 넘고 있다.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 3인 공히 표현방법은 다소 다르나 일제히 한동훈 후보를 향해 배신자 프레임으로 몰아세운다. 배신이란 용어를 언어 유희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있다. 선거전략 상 프레임 전환이라고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납득하기 어렵다. 윤심에 읍소하는 당당하지 못한 속내를 부끄럽지도 않은지 현란한 레토릭으로 포장한 네거티브일 뿐이다. 

“한동훈이 당대표가 되면 대통령이 탈당할 수 밖에 없다”고 일종의 협박성 배수진까지 친다. 대통령이 탈당하면 국힘은 더 이상 집권 여당이 아니다. 그저 제2당일 뿐이다. 만약 자의든 타의든 대통령이 탈당하게 되는 사태가 오게 되면 어느 당이 정부를 지원하고 지탱시켜주는가?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지 않는가. 여당과 정부는 수직적 관계도 수평적 관계도 아닌 그저 협조와 건강한 긴장관계가 바람직한 관계이다. 

전후좌우(前後左右)를 생각하고 용어를 선택해야 한다. 당 대표가 그렇게 지고지선(至高至善)인가? 왜 내가 당대표가 돼야만 하는지 미래의 비전과 정책대결은 보이지 않고 초반부터 극단의 난타전으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다가 전대 이후 한솥밥을 어떻게 함께 먹겠단 말인가?

오늘날 대한민국은 명실공히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 있음은 자랑스러운 현실이다. 자부심을 가져도 무방한 이런 위상은 전적으로 국민의 역량에 기인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문제는 정치다. 국가시스템의 상부구조인 정치가 언제부터인가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모양새가 돼있다. 한마디로 꼴불견이다. 지난 4·10총선에서 여소거야(與小巨野)의 극한적 불균형 구조가 만들어 졌다. 이런 결과를 만든 국민의 표심은 분명하다. 집권 2년의 성과에 대해 윤석열 정부와 여당에게 매서운 회초리를 든 것이다. 

“열심히 했는데 못 알아준다”는 볼멘 변명은 설득력이 전혀 없다. 패배의 원인을 분명히 인식하는 데서부터 국힘은 출발해야 한다. 소위 반성과 성찰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저 앵무새처럼 55%의 지지로 모든 민의를 다 얻은 양 무소불위의 전횡을 일삼는 민주당을 힐난하는 것만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국민은 여야의 행적을 기억 메모리 칩에 모두 저장시킨다. 국민은 매의 눈으로 항상 정치를 주시하고 있다. 그리고 때가 되면 상대적 비교우위에 있는 당에 지지를 보낸다. 지금은 더 국민 속으로 다가가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작지만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정책개발과 사려깊은 관심만이 답이다. 대개의 국민은 ‘소확행’에 만족한다.

뭐니 뭐니 해도 보수의 자부심은 품격에서 기인한다. 더군다나 당내 경선이 아닌가? 누가 유다란 말인가? 이제라도 반성과 성찰의 마음으로 게임의 룰을 지키고 품격을 유지하는 전당대회로 전환해 주길 바란다. 국힘의 전대는 국민의힘 당원뿐만이 아니라 유권자 모두의 축제 한마당임을 명심해야 한다. 더 이상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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