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따라 세월 따라 가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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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따라 세월 따라 가는 인생”
  •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 승인 2024.07.1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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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그렇게 흘러 올해도 상반기 6개월이 시간 따라 지나갔기에 하반기 7월을 새해 1월에 비유해서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어느 분이 시계를 사러 갔다가 많이 진열한 시계를 보는 순간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고 돌아 왔다고 한다. 사실 시계는 살 수 있으나 시간은 살 수 없고, 시계는 멈춰도 시간은 멈출 수가 없고, 시계는 고장이 나도 시간은 고장이 날 수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시계는 쉴 수 있어도 우리 몸의 호흡이나 혈액은 태어난 이후에 한 번도 멈추거나 쉼 없이 순환이 되고 있다. 길을 따라 가든 세월을 따라 가든 우리에게는 가는 목적이 있어야 하기에 홍성역에 상행선이나 하행선의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에게 ‘어디 가십니까?’하고 물으면 서울이나 익산에 간다고 한다.
“인생은 나그네길”이라는 말처럼 우리도 시간이라는 열차를 타고 마지막 종착역을 행해서 쉼 없이 달려가는 순례자이기도 하다. 매일 매일 어떤 목적지를 따라 길을 찾아가고 있듯이 맡겨진 일을 이루기 위해서 시간을 따라 가고 있기에 세월이 가는 것이 아니고 사람이 시간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 사는 목적이 무엇이고, 가는 목적지가 어디냐?’라고 물으면 선뜻 대답하는 이가 그리 많지 않고, 혹시 잘 모르겠다고 하면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이 어디 가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

살기 위해서 먹는 사람과 먹기 위해서 사는 사람과는 근본 목적이 다른 것처럼 목적 없이 사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 결국 모든 만물은 사용할 목적이 있기에 만들어졌고 제작자의 의도에 따라 사용돼 지기에 무용지물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세상사는 만사유시(萬事有時)로 태어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수확할 때가 있고, 울 때가 있는가 하면 어느 때는 웃을 때가 있기에 인생은 희비의 쌍곡선이라고도 한다. 물론 같은 시간도 어려운 일을 당해 힘들어하는 친구의 손목을 잡아 주는 시간은 얻은 시간이고 함께 일할 때 어슬렁거린 시간은 잃은 시간이다.

한때 잃어버린 건강은 노력하면 되찾을 수 있지만 잃어버린 시간은 영원히 되찾을 수 없다. 우리 앞에 다가오는 그때그때의 시간을 잘 잡아야 하고 잃어버린 시간은 영원히 되찾을 수가 없고 그것이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시간은 엄정하고 시간만큼 공평한 것도 없으며 “시간은 금이다”라고 하듯이 모든 이에게 하루 24시간인 8만 6400초가 주어지며 그것은 당일 사용하지 않으면 다시 쓸 수가 없다. 그러기에 시간만큼 소중한 것도 드물고 아껴 써야 하고 반환하거나 교환할 수도 없는 것이다.

이미 만들어진 길을 가듯 우리 앞에 펼쳐진 시간을 따라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며 길에는 평탄한 곳이 있는가 하면 비탈지고 위험한 길도 있듯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있는가 하면 슬픔과 고통으로 얼룩진 시간도 있다. 험난한 길을 가는 나그네 인생길에 먹구름이 밀려오더라도 터널 뒤에는 밝은 광명이 있음을 믿고 어려움을 당할 때 참고 견디며 버텨야 한다.

올해 1월에 갑자기 몰아친 풍랑에 한동안 침몰하는 나룻배처럼 방황하다가 이제는 어느덧 풍파가 지나가고 갈 길을 찾아 노를 저어가는 심정이다. 인생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시기는 나쁜 날씨가 이어질 때가 아니라 구름 한 점 없는 날들이 계속될 때라고 한다. 좋은 날만 계속되고 햇볕만 늘 쨍쨍하면 사막이 되기에 때로는 비도 오고 태풍이 불어야 나쁜 것도 걸러진다고 한다.

넓은 바다에 큰 파도가 휘몰아칠 때 산소가 들어가야 물고기가 살 수 있다는 오묘한 자연의 신비이어라! 그것이 길 따라 세월 따라가는 인생이며 1분 1초도 쉼 없이 가는 길!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칼럼·독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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