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詩] 들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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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詩] 들꽃처럼
  • 이경자 <홍주발효식품 대표>
  • 승인 2024.07.11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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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부는
언덕에 서서
당신이 떠난 길을 본다

손가락 걸고
세 밤만 자면
데리러 올게

기다릴 수 있지
금방 올게
믿고 놓은 손

아침이 밝아도 서럽고
점심 밥상도 낮설고
저녁에는 언덕에 올라

바람에 흔들리는
키 큰 들꽃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며

목이 터져라
울며 부르던
작은 오솔길

그 길 어둠속에 숨어
보이지 않을 때
사랑은 미움으로 변했다

꽃도 아름답지 않고
낮설어진 음식
꼬리치는 강아지

눈물을 핥고 
미소를 보여주고
울지말고 놀아달라고
옷깃을 물어당기던
순한 눈빛에 
녹았던 마음

수없는 세 밤이
지나던 어느날
코티 분 냄새와 함께

돌아온 당신
그 품에 안겨 소리내어
엉엉 울었다

반가우면 웃어야지
왜 울어 그만울어
기뻐도 눈물이 나는

어린시절 기억
그리움에 목마른 
처량했던 기억

태엽처럼 감겨 
비 온 후 물 먹은
목이버섯처럼

보냄에 익숙하지 않다
사랑도 익숙하지 않다
이별도 익숙하지 않다

어른이 된 지금
여름 방학 없지만
도지는 분리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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