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곤충을 사랑하고 파충류를 보살피는 곤충 브리더 겸 해설사
홍성에서의 소중한 인연이 매개체가 된 체험농장 ‘위드벅스’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고 싶은 체험농장으로 만드는 것 목표
업무상 우연찮게 오게 된 홍성에서 인생 2회차를 시작하게 된 김동만 씨는 홍동면 금당리에 곤충·파충류 전문 사육·체험농장 ‘위드벅스’를 운영하고 있는 청년 농업인이다.
어릴 적부터 생물 키우는 것을 좋아해 항상 그의 곁엔 곤충이나 새, 물고기, 파충류 등 여러 반려동물이 있었다. 진로도 곤충을 전공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는데 해당 학과를 가기 위해 소질이 없던 수리 과목도 등급을 올려 국립대에 있는 응용생물학과로 진학했다. 학과에선 익충과 해충에 대해 배우고 곤충을 채집해 키우기도 하며 표본을 뜨는 등 곤충을 좋아하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충분한 지식을 쌓은 곤충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곤충과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이라는 모토를 가진 ‘위드벅스’는 운영을 시작한 지 두 달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관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초등학교 등에서 예약 문의가 끊이질 않는다. 평일에는 단체를 주말엔 가족 단위로 6~7팀 정도 예약을 받고 있는데 지금은 방학 기간이라 가족 단위 문의가 많다고 한다.

체험을 시작하기 전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다. 위드벅스에 대한 소개는 물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흥미를 돋우기 위해 퀴즈를 내고 선물을 나눠주기도 한다.
김 대표의 해설을 들으며 눈으로 관찰하고 느낄 수 있는 곤충, 파충류 구역에서 체험을 하고 나면 실제 이끼와 돌, 흙 등을 이용한 테라리움 만들기 체험을 하게 된다.
체험과정에 대해 설명하던 중 김동만 대표는 위드벅스를 운영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예전엔 집 밖으로 나가 잠자리채와 곤충채집 통을 가지고 채집도 하고 체험하는 기회가 많았지만 요즘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이 일상이 돼버린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해충의 위험을 줄이고 안전하게 곤충과 파충류를 만날 기회를 만들어 주면 좋을 것 같아 위드벅스를 열게 된 거예요.”
위드벅스는 체험농장으로 언론 매체를 통해 알려졌지만 곤충과 파충류의 사육이 업인 곳으로 곤충을 키워 분양하는 소매업과 체험장을 운용하는 서비스업이 같이 운영되는 곳이다. 청년후계농 영농정착지원사업을 통해 지원을 받은 김 대표는 1차 산업도 중요하지만 3차 산업에 지원의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곤충이나 파충류를 주체로 하는 곳을 여러 군데 방문했었어요. 사육해 분양만 하는 곳이 많고 체험이 있더라도 소규모로 운용하는 곳이었는데 대부분 1차 산업에 해당되는 곳들이었죠.”
농사를 지어 수익을 창출하거나 직접 가축을 키워 판매하는 것처럼 시장이 보편화돼 있지 않은 곤충 시장은 1차 생산만으로는 장기적인 운영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곤충을 식량산업으로 굼벵이를 이용해 발전시켜 나가고 있지만 사람들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생각해요. 1, 2, 3차 산업을 아우르는 게 6차 산업인데 가공하는 2차 산업은 자본금이 많이 들어 제약이 있고 서비스인 3차 산업을 결합해 운영하는 거죠. 시작은 1차 산업으로 했지만 주 수입원은 3차 산업으로 처음부터 계획하고 시작한 거예요.”

■고향은 아니지만 홍성이 낯설지 않은 이유
김 대표의 고향은 홍성이 아니다. 대전에서 살다가 햄버거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가 홍성에 처음 개점했을 때 부점장으로 발령을 받아 오게 된 것이 첫 인연이었다. 그렇게 1년 반 정도를 근무하다가 다시 대전으로 가게 됐는데 홍성으로 거주지를 옮길 때 전입신고를 했던 것과 곤충학과를 졸업해 교육시간을 충족한 것 또한 시간이 지나 청년후계농으로 지원 받는데 큰 도움이 됐다.
홍성과의 인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맥도날드에서 근무했을 당시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된 것, 아내의 고향이 홍성인 것. 장인어른의 지인을 통해 사업장이 들어설 홍동면의 땅를 알아봐 준 것 등 홍성은 김 대표에게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 주었다.
또한 같은 홍성이지만 마을 안길로 들어갈수록 차량 운행이 어렵고 단체 인원이 자주 방문하는 체험농장의 특성상 주차공간을 넉넉히 해야 한다는 아내의 조언도 한몫했다. 큰 길에서 마을 안길로 조금만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위드벅스’ 간판이 눈에 띄는 것도 같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 대표가 홍동면에 사업장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것은 홍성이 전국 최대 축산군인 반면 홍동면은 친환경농업마을로 다양한 체험이 이뤄져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란 사실이었다.

위드벅스를 준비하면서 주변의 많은 도움을 받아 차근차근 준비 했지만 어려운 점도 많았다. 작년엔 폭우로 인해 농장 안에 물이 들어차 배수관 공사를 직접 하기도 했고 사업장 내 사용하는 장이나 선반을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처음엔 사육동과 체험동을 하나의 건물로 지으려 했지만 비용 문제로 인해 그러지 못하고 체험동을 고정식 온실로 설치했는데 곤충과 파충류는 온도에 민감하기에 커튼을 3중으로 설치하다 보니 층고가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한다.
김 대표는 위드벅스가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고 싶은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건물 주변 아직 사용하지 못한 부지가 있는데 이를 활용해 부모님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고 텃밭을 조성해 농작물 체험과 유실수를 심어 열매를 직접 따는 등 자연을 듬뿍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김 대표의 큰 그림이다.
김 대표는 지금의 위드벅스를 시작하려고 마음먹었을 때를 회상하며 말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내가 잘하는 게 뭘까, 동물을 돌보고 키우는 걸 잘하니 이걸 직업으로 삼아보는 건 어떨까 하고요.”
김 대표가 열정을 쏟아부어 일군 곤충과 파충류, 아이들이 공존하는 위드벅스라는 공간은 어쩌면 어릴 적부터 마음속 무의식이 바라왔던 꿈이었을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