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의 스마트폰 의존성에 대한 반응과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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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의 스마트폰 의존성에 대한 반응과 대처법
  • 최명옥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4.09.26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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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최명옥<br></strong>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충남스마트쉼센터 소장<br>상담학 박사<br>칼럼·독자위원<strong></strong><br>
최명옥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충남스마트쉼센터 소장
상담학 박사
칼럼·독자위원

어느새 가을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찜통더위와 씨름하며 지내던 일상이었는데 선선한 바람이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진다. 올여름 뜨거운 열기만큼 센터의 전화통에도 불이 날 정도로 부모님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대부분은 자녀들의 인터넷,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인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가족 간의 갈등도 심각해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전화선을 타고 들려오는 목소리만 들어도 얼마나 간절하고 절박한 상황인지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어느 어머니는 속상함을 참아내느라 들숨 날숨 깊은 한숨을 내쉬기도 하고, 어떤 분은 울먹이며 하소연도 하고, 어떤 분은 짧고 간결하게 해결책을 요구하기도 한다.

무더위를 체감하는 정도와 대처 방법이 다양하듯 자녀들의 스마트폰 의존성에 대한 반응과 대처법도 다양하다. 특히 자녀들이 스마트폰을 어떤 용도로 쓰는지, 왜 장시간 스마트폰을 하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무조건 시간 조절을 강요하는 부모들이 많은 것 같다. 또한 약속을 안 지키면 무력을 통해 스마트폰을 빼앗기도 하고, 밤새 자녀의 방을 오가며 보초를 서기도 한다. 그리고 자녀들이 스마트폰을 잘 조절하기만 하면 우리 가정은 별반 문제가 없다고 하시는 분도 있다. 이러한 악순환을 반복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는 부모들이 대다수이다. 

중학생 아들을 둔 어머니가 있었다. 어머니는 게임 과의존으로 소통이 어렵고 가족 간 갈등을 호소하였다. 아들에게 상담을 권면했지만 거부했다. 그래서 어머니를 상담했다. 어머니는 ‘저는 아들이 원하는 것은 모두 해주었는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요’라고 하셨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현재의 모습이 과거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된 것임을 알게 됐다. 곧 어머니는 남편과 잦은 부부싸움을 했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아들을 방으로 들여보냈다. 아들이 방 안에 있으면 싸움하는 장면을 보지 않고, 듣지도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들은 방에서 헤드셋을 착용하고 게임을 하기 시작했고, 그 속에서 불안과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서 게임 중독이 됐음을 어머니는 인식했다. 이후, 어머니는 아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아들의 마음과 생각을 공감하고 경청하려고 했다. 이에 아들은 상담을 받지 않았지만, 우연히 주택가의 열린 창문 틈으로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남학생이 헤드셋을 낀 채 비속어를 연발하면서 임하는 모습을 보았다. 불쌍해 보였다. 그 학생의 모습이 자신의 모습이었음을 알아차리게 됐다. 그래서일까, 현재 그 아들은 학교생활과 가정생활을 원만히 하고 있다. 

인터넷, 스마트폰의 과의존 문제는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편리함과 혜택이 큰 만큼 부정적인 측면도 많다. 돌봄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누군가는 혼자만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하고, 가족이나 또래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누군가는 자신의 불안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도피처가 되기도 한다. 

최근에 이슈가 된 딥페이크(deepfake) 피의자 4명 중 3명이 10대이다. 딥페이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기존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합성한 영상 편집물이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만 있으면 쉽게 딥페이크가 가능해짐으로써 피의자들은 잘못이라는 인식 없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SNS를 통해 쉽게 전파되면서 피의자가 계속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NIA 충남스마트쉼센터가 개소한 지 11년이 됐다. 그동안 센터는 정보통신의 발달로 나타날 수 있는 역기능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했다. 이는 국가와 공공기관, 그리고 충청남도와 충남교육청이 정책을 수립하고 예산을 집행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더 나아가 스마트폰 과의존은 청소년기 자녀에게만 문제를 탓할 수 없다. 왜냐하면 자녀는 부모의 삶으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마트폰 과의존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 부모도 의무적으로 재교육을 받는 시스템이 구축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아동 청소년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자신의 욕구를 건강하게 표현하고 화합을 이뤄갈 수 있는 안전한 놀이터를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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