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 폐기물·생활 쓰레기 갈등 해소

[홍주일보 홍성=이정은 기자] 지난 21일 장곡면 월계1리 마을회관에서는 농촌 마을의 쓰레기 문제를 주제로 한 연극 ‘쓰레기가 어때서’가 펼쳐졌다.
연극 ‘쓰레기가 어때서’는 생활 쓰레기뿐만 아니라 영농 폐기물 처리가 화두 됨에 따라 장곡면주민자치회에서 만든 ‘쓰레기유랑극단’에 의해 만들어진 창작극이다.
쓰레기유랑극단은 장곡면주민자치회 생활환경분과에서 시작됐으며, 보다 깨끗하고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고 싶은 바람을 가진 주민들이 모여 탄생하게 됐다. 극의 배경으로 사용되는 그림에서부터 에피소드와 대본, 출연까지 모두 장곡면민들의 아이디어와 합심으로 이뤄진 결과물이다. 연세 지긋한 관람객들을 위해 충청도 사투리 구사는 물론 줄거리 또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예진네 가족이 팔순을 맞은 시골 할머니 계복순 여사의 댁을 찾아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거기에서 자연스레 ‘쓰레기 처리 문제’를 주제로 한 사건이 벌어지는 것이다. 등장인물은 모두 12명으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과 맞닿아 있는 캐릭터로 꾸려졌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유대근 장곡면장이 출연하면서 공익적 메시지를 한층 강조하는 데 동참했다.
계복순 여사 역을 맡은 김혜란 배우는 “말로만 교육하는 건 식상하기도 하고 큰 변화를 이끌지 못하더라”면서 “저희는 2탄으로 ‘어때서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는데 두 번째 이야기에는 고령화 문제와 귀농귀촌하신 분들과 본래 살던 분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다뤄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대본을 작성한 김수민 컬쳐플렛폼씨앗 대표는 “쓰레기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극단 분들과 여러 방향으로 고민했다”며 “주 1~2회 모인다는 게 어려운 건데 다들 너무 열심히 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쓰레기유랑극단은 그때그때 서로의 아이디어와 대사가 될 만한 문장들을 모아 장면을 만들어 보고 수정하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대본이 마지막에 나오는 특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극에 출연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유대근 장곡면장은 “이번에는 특별히 산불 예방 경각심을 심어 주기 위해 이와 관련된 대사도 담아달라 요청했다”며 “말로만 하는 것보다 공연을 통해 알리니 어르신들의 이해도가 훨씬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어디에서나 친근하게 볼 수 있는 인물들이 등장하고 가족적 분위기이다 보니, 보시는 분들께도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이날 연극을 관람한 장곡면민 이 모 어르신은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연극이라 더욱 의미 있고 좋았다”며 “기회가 된다면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극은 장곡면평생학습센터의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쓰레기유랑극단은 이달 광성1리 마을회관·월계2리 마을회관·월계1리 마을회관·산성1리 마을회관 등 총 네 곳에서 극을 펼쳤다.
한편 쓰레기유랑극단은 지난해 제4회 충남 아마추어 연극제 금상(충남도지사)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으며, 향후 시골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를 주제로 연극을 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