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라폰 책쓰기코칭 아카데미 대표
칼럼·독자위원
김난도 교수가 2010년, 첫 에세이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출간해 서울대학교 강단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 멘토가 됐다. 2015년에는 다시 일어서려는 이들을 위한 에세이 《웅크린 시간도 내 삶이니까》를 출간했다. 이 책 본문에 이런 글이 실려 있다.
“나침반이 없던 시절, 뱃사람들은 북극성을 향해 돛을 매달았다. 북극성까지 가려고 그런 것이 아니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북극성만이 흔들리지 않고 우리를 이끌어주었기 때문이다. 지금 잠시 웅크린 채 표류하고 있을지라도 북극성에서 눈을 떼지 말아야 한다.”
인간은 절대 고통의 시간이 있다. 옆에서 그 어떤 다독임으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고통과 마주할 때가 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몸과 마음이 한없이 움츠러들어 무력감이 들 때, 무엇을 해야 할까? 나약한 인간이 그 ‘절대고통’을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
김 작가는 몸부터 추스르라고 당부한다. 마음은 몸과 연결돼 있으므로, 마음이 무너지면 몸도 함께 무너지니, 몸부터 세우라고 말한다. 지금은 앞이 막막하더라도, 어둠 속에서 웅크린 채 숨조차 편히 쉴 수 없더라도 북극성에서 눈을 떼지 않는 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몇 날 며칠 사막을 걸어야 하는 낙타가 해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걷듯이, 인간이 사방을 둘러봐도 도망칠 곳이 없을 때 견뎌내는 유일한 방법은 고통과 정면으로 마주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고통을 대하는 고수의 방식이라는 것이다.

‘나’라는 사람은 매 순간 자신이 선택한 것들이 모여 빚어진 존재다. 나의 선택이 곧 ‘나’인 것이다. 문제는 항상 좋은 선택만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유혹 앞에서 종종 무력해지기도 하고, 가끔 충동적인 본성이 이성을 거뜬히 이기기도 한다. 결국은 고통을 겪게 되는데, 이 피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의 이 변화무쌍한 기질들을 거울에 비춰 냉철하게 직시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과거 잘못 선택한 일들에 대해 자신을 꾸짖기보다는 잘 달래가며 보듬고 가야 할 것이다. 무수한 내면의 갈등과 후회를 다스려가며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좋든 나쁘든 대범하든 소심하든, 자신의 여러 모습을 조화시켜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는 합창단의 능숙한 지휘자가 돼야 할 것이다. 서툴더라도, 모자라더라도, 막막하더라도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인생은 결국, 자기 자신만이 유일한 관객인 연극인 것이다.
어떤 일에 실패했더라도 자신을 지나치게 미워하거나 들볶지 말자. 실패란, 누구나 걸릴 수 있고 시간이 흐르면 결국에는 낫는 감기 같은 것이다. 감기에 걸렸다고 좌절하거나 삶을 포기하지 않듯이, 실패했다고 좌절하거나 삶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북극성을 바라보며 다시 힘을 내어 일어서는 것이다. 매일 똑같은 생각과 행동을 반복하면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내일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일어서기 위해서는 새로운 실천이 필요하다. 아인슈타인이 말했다. “같은 방법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라고. 이 말은 과학실험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작은 습관 하나를 바꾸려 해도 수차례의 실패와 좌절과 자기 책망을 거쳐야 하듯이, 새로운 삶의 철학과 가치관을 정립시키기 위해서도 수 없는 좌절과 자기 책망을 거쳐야 한다. 어떤 일을 꿈꾼다고 해서, 어느 날 갑자기 내 앞에 툭 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자신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며 시도를 반복해 자신을 완전히 바꿔나가는 것이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 삶도 마찬가지다. 행복은 가진 것에 있지 않고, 가진 것을 대하는 태도에서 오는 삶의 방식이므로,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하는 삶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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