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리 석불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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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리 석불입상
  • 구재기 시인
  • 승인 2014.07.0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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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기 시인과 함께하는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52>



사람과 사람 사이
나만의 비밀이라 여겨지는 것
하나쯤 털어놓는다면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일까

때로 아프게 깨닫는 것
슬픔을 털어놓는다고 해서
월계천月溪川과 홍성천洪城川이 만나듯
마음 크게, 서로 모을 수 있을까

영혼과 영혼을 모아
서로의 비밀을 공유한다면
귀담아 들어볼 만한 이야기처럼
이미 비밀이 될 수 없는 것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하나 가지지 않은 채
가난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시무외인施無畏印,
마음의 평안을 맞을 수는 없을까

* 시무외인施無畏印,: 부처가 중생의 두려움을 없애주기 위하여 베푸는 인상으로 오른손을 가슴이 붙이고 왼손을 손바닥이 보이게 들고 있는 모습

 


흔히 광경사지 미륵불이라고 불리는 이 석불은 미래에 나타나 중생을 구제한다는 미래불이다. 이 석불은 납작하고 기다란 자연석재를 이용하여 얕은 부조와 선각으로 불상을 새겼다. 직사각형의 화강암 석재에 얼굴 부분만 둥글게 가공한 다음 움푹 들어간 선으로 선명하게 앞면만 조각하고 뒷면은 아무런 조각도 하지 않았다.머리에는 작은 소라 모양의 머리칼을 붙여 놓았고, 얼굴은 눈과 코와 입을 낮게 돋을새김 하였다. 주먹코와 두툼한 입술, 기다란 눈 등이 매우 익살스러운 표정을 만들고 있다. 신체의 윤곽은 선으로 표현했으며, 앞면에만 조각을 하였다. 양 어깨를 감싼 옷을 걸치고 있으며, 가슴에서 발까지 ‘U’자형의 옷주름을 새겼다. 전체적으로 암회색의 풍화된 얼굴 모습을 보이는 등 훼손상태가 심한 편이다.

대체적으로 이 석불의 조각 수법은 거칠고 비례 감각이 없는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에 민간신앙의 대상으로 조성된 작품인 듯하다. 특히 오른손은 가슴에 붙이고 왼손은 손바닥이 보이게 들고 있는 시무외인(施無畏印)으로 조각함으로써 중생을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하고 마음의 안녕과 평안을 주고자 하는 신앙적인 의미가 돋보이는 석불이라 하겠다. 이곳에서는 이 석불이 위치한 대교리 4구의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모시면서 매년 정월 대보름에 마을의 부녀회와 청년회에서 미륵제를 지내는 것으로 미루어보아도 이 석불에 대한 신앙적 의미를 엿볼 수 있게 한다. 한편 최영 장군 영신굿 보존회에서는 최영 장군의 영신굿이 있을 때면 전날에 반드시 홍성의 진산(鎭山)인 백월산(白月山) 산신제와 더불어 이 석불 앞에서 미륵제를 지내고 난 다음에서야 최영 장군 영신굿을 펼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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