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에서 다 같이 한번 때깔 나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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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에서 다 같이 한번 때깔 나게 살아보자”
  • 김현선 기자
  • 승인 2014.08.2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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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는 농사만 지어야 할까? “홍성에서 때깔나게 살아보자” 신나게 구호를 외치며 모인 여섯 명의 청년이 있다. 홍성토박이 둘에 시골살이가 좋아 내려온 네 명의 귀촌 청년까지 모두 여섯 명이다. ‘때깔’ 멤버들은 농촌에서는 농사 말고도 할 일이 많다고 외친다. 실제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농사와는 거리가 멀다.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후 미술교육을 하고 있는 황선미씨, 유아교육을 하고 있는 김진선씨, 생태적 되살림(재활용)을 위한 교육활동을 했던 정수연씨, 목공에 소질이 있는 길익균씨 등 다방면에 소질이 있는 이들이 모였다. 공통점이라곤 없어 보이는 이들이 모여 어떤 일을 할까 궁금하다.

이들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과 교육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처음 몇몇 사람이 모여 소소하게 꾸렸던 바느질모임에서 이제는 문화예술교육을 하는 모임으로 커졌다. ‘때깔’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체험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는 귀농귀촌종합지원센터에서 하는 재능나눔사업에 공모하면서부터다. ‘때깔’은 주로 읍·면 단위의 지역아동센터나 분교로 활동을 나간다. “청소년수련관이나 평생학습센터, 도서관 등 여러 기관에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어요.

주로 학부모들이 먼저 알고 아이들을 데리고 가 참여하죠. 그런데 부모가 먼저 그렇게 해줄 수 없는 경우도 많아요. 그런 아이들에게 저희가 먼저 찾아가려고 합니다”(정수연) 인터뷰가 있던 날에도 김진선씨와 황선미씨는 구항에 있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종이접기를 통한 문화예술교육을 하고 왔다. 오는 22일에는 장곡 오서분교로 길익균씨가 ‘새집만들기’ 체험에 나선다. 김진선씨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걸 해봐”라고 말한다.

“어떻게 하라고 다 제시해주지 않아요. 방법만 알려줄 뿐이죠. 나머지는 다 아이들의 몫이에요” ‘때깔’은 아이들에게 단순히 그림만 그리는 미술교육이 아닌 다양한 재료와 만들기를 통한 창의적인 활동을 늘려나가려 한다. 비눗방울을 불어 그림을 그리기도하고, 직접 새집을 만들기도 하고, 쓰레기를 모아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하나씩 자기 작품을 만들어 가다보니 아이들은 점차 자존감도 높아지고, 즐길 수 있게 됐다. “아이들에게 뭘 좋아하냐고 물으면 자기가 하고 싶은 건 모르겠는데 ‘우리 엄마는 뭘 좋아해요’라고 말해요. 자신이 뭘 하고 싶어 하는지를 모르 거죠. 한창 자기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잘 하는 게 무엇인지 다양한 활동을 해보며 찾아볼 나이잖아요.


아이들이 체험을 통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되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황선미) 한 차례, 두 차례 활동을 이어가다보니 이제는 주변에서 먼저 함께 하자는 제안이 들어온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르신들도 먼저 손을 내민다. 지난 7월에는 결성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막걸리를 한 잔 걸쳐가며 벽화를 그리기도 했다. “처음 시안을 보여드렸을 때는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어요. ‘이게 되겠어?’하는 반응이었죠. 그림이 완성된 후에는 어르신들이 굉장히 만족해하시고, 많이 친해졌어요.

지금은 파전에 막걸리 한 잔 하는 사이가 됐죠”(황선미) 얼마 전에는 장곡 오누이권역에서 어르신들이 캐리커쳐 교육을 해달라는 제안을 해왔다. 캐리커쳐를 배워 마을에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직접 캐리커쳐를 그려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주로 유아·청소년을 만나고 있지만 먼저 ‘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오면 언제든 다른 분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정수연) ‘때깔’의 활동은 길익균씨가 운영하는 블로그 ‘길자네 시골살이’에서 사진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길 씨는 조만간 ‘때깔’만의 홈페이지도 열 생각이다. “활동 내용을 잘 정리해서 만들어보려고요. 이런 활동을 하려는 사람들과 아이디어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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