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체험, 향수 만들기 등 준비… 화훼특화단지 구상

매년 2월 초 행해지는 졸업식 곳곳에는 노란 빛깔들로 넘실거린다. 향긋한 냄새를 곁들이며 졸업하는 이들에게 축하를 전하는 프리지아는 졸업식 꽃다발 속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 잡았다. 꽃이 피기도 전에 출하를 마치는 화훼 특성상 정작 재배 농민도 프리지아의 고운 노란 빛깔을 보는 것은 한참 뒤의 일이다.
서울에서 유통업을 하다가 다시 고향을 찾은 한재명(43·갈산면) 씨는 관내에서 유일하게 프리지아를 재배하고 있다.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지난 5년 전 이곳으로 내려온 한 씨는 현재 하우스 2만㎡(600평)에서 프리지아와 국화를 2기작으로 돌려 짓고 있다.
농사라곤 어릴 적 모내기가 전부였던 그가 화훼 농장을 택한 이유는 이왕이면 독특한 작물을 재배해 고수익을 올려보겠다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홍성에서는 딸기를 재배해야 안전하다는 말도 뒤로하고 결국 화훼 작물을 택하며 자신을 길을 걸었다. 귀농대학 수료 후 부모님의 땅 위에 하우스 3동을 짓고는 2011년 본격적으로 프리지아 농장을 개장했다.
프리지아는 9월 초 정식 후 졸업 시즌에 맞춰 수확한다. 네덜란드종인 ‘이본느’와 국산종인 ‘샤이니 골드’를 혼합해 재배 중인 한 씨는 이들 품종이 10℃의 저온에서도 잘 자라며, 꽃대가 길어 내수용은 물론 수출용으로도 각광받아 선택했다고 말했다. 특히 샤이니골드는 이본느 품종에 비해 향기가 강하고 생육이 좋은 데다 개화가 10일 정도 빨라 최근 농가의 재배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한다.

한 씨는 “졸업 시즌에 맞춰 수확하려면 하우스 온도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며 “특히 지온이 25℃를 넘게 되면 싹이 나오지 않고 꽃눈발달이 잘 되지 않아 수확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계획을 앞당기기 위해 11월 초순까지는 차광망을 이용하고 낮에는 천장과 측장을 완전히 열어서 꽃눈이 잘 발달하도록 유도하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한 씨는 이 같은 꼼꼼한 재배 덕분에 귀농 원년부터 졸업 시즌 출하에 성공했다. 당시 한속(10송이)당 2000원선을 받아 하우스 한 동당 약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프리지아 재배에 성공한 한 씨는 다음 9월 정식까지 하우스를 놀리지 않고 그 자리에 국화를 심는다. 국화는 5월 초에 정식해서 8월 말에 수확해 프리지아와 찰떡궁합을 이룬다. 지난해 정식 시기를 살짝 놓치면서 졸업 시즌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는 한 씨는 “예년에 비해 추운 날이 많아지면서 꽃의 개화시기를 앞당기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출하를 앞두고는 바이러스병에 주의를 기울인다.
한편 그는 올해 하우스 2동을 증축해 수확량을 늘려갈 계획이다. 특히 하우스 한 동은 수확체험 장소로 마련할 계획이다. 한 씨는 관내에서 프리지아 농장이 유일해 모양만 갖추면 제법 많은 이들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체험은 직접 수확한 꽃으로 비누와 향수, 열쇠고리 등을 만들 계획이다. 또 지역의 화훼 귀농인들을 모집 해 관내 화훼 특화단지도 구상 중에 있다.
한 씨는 “농산물뿐만 아니라 보고 느끼고 맡아보는 독특한 농장을 만들어 볼 것”이라며 “봄을 알리는 프리지아가 올해도 건강하게 자라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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